▲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몇 일 전에 회사에서 새로 나온 고혈압약에 대한 세미나가 있으니 참석할 약사는 미리 R.S.V.P를 보내라는 연락이 왔다. 내용도 약간 흥미있고 특히 세미나 장소가 내 약국 근처 베데스다에 있는 레스토랑이라 이런 류의 세미나가 어떤지 알아볼 겸 한 번 가보기로 했다. 세미나는 신제품을 개발한 제약회사에서 마케팅 차원으로 진행하는 거였고 임상을 담당했던 의사가 약물의 효능에 대해 약사들에게 설명하는 식이었다. 대체적으로 참석자들은 내용에는 그다지 관심들이 없고 공짜 (?) 음식에만 관심이 있는 풍경이었는데 사실 모임의 목적 자체가 신제품에 대한 마케팅이었으므로 약사들이 약이름 정도라도 알고 돌아가면 주최측이나 참석자들이나 서로 만족할 수 있는 그런 모임이었다.
미국은 전세계 사람들이 이민 와서 만든 나라이므로 각 나라의 고유 문화가 곳곳에 스며져 있다. 그래서 그 나라를 직접 가보지 않아도 미국 안에서 전 세계의 문화를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음식 문화를 접하긴 정말 쉽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중국 음식점 부터 아시아의 타이, 베트남, 인도, 그리고한국에선 맛보기 힘든 음식인 아랍권들의 음식들도 여기선 어렵지 않게 맛 볼수 있다. 여기에다 그리스, 이탈리아 등의 유럽 음식과 브라질, 멕시코등의 중남미 음식, 심지어 아직 한번도 먹어 보진 않았지만 아프리카 여러 나라음식들도 마음만 먹으면 맛 볼 수 있다.
이 중에서도 한국 사람들이 즐겨 찾는 음식중의 하나가 이탈리아 음식이다. 스파게티를 비롯하여 라자니아, 피자 등은 우리 입 맛에 잘 맞기 때문이다. 한국에 있을 때도 이탈리아는 우리와 같이 반도의 나라라 사람들 성질(?)도 비슷하고 그래서 음식 문화도 비숫하다고 하였다. 하지만 꼭 그런건 아닌게 ‘매운 맛이 사무치게 그리울 때’ 라고 선전하는 고추장 광고에 나오는 바로 치즈로 범벅된 그 음식이 이탈리아 음식 알프레도이기 때문이다. 나도 그 느끼함을 맛 본 적이 있으니 모든 이탈리아 음식이 한국 사람 입맛에 꼭 맞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잘 고르면 이탈리라 음식은 우리와 비슷한 게 정말 많다. 이탈리안도 우리와 같이 칼라마리라고 오징어 종류를 먹고 우리가 좋아하는 마늘을 그들도 좋아하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제일 인구가 많은 나라가 중국이다. 그래서 미국에도 중국사람이 참 많다. 중국 사람이 많으니 중국 음식점도 참 많다. 대도시는 거의 코너마다 중국 음식점이 있고 시골 구석구석 중국 음식점이 없는 곳이 없을 정도다. 미국 사람들도 중국 음식을 좋아한다. 값도 상대적으로 싸다. 점심으로 따지면 중국음식이나 맥도날드의 빅맥세트나 거의가격이 같다. 하지만 이런 중국 음식점엔 짜장면이 없다. 물론 짬뽕도 없고.
그 전에 한국에 제약회사 연구원으로 근무할 때 독일에 출장을 간 일이 있었다. 동네가 독일 남쪽 큰 도시 뮌헨에서 한참 더 남쪽으로 내려간 시골이라 한국 식당은 커녕 변변한 아시안 식당도 찾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매일 독일 음식에 찌들어(?) 살았었는데 한번은 도저히 못 참고 고향 맛을 찾고 있는 중 거리에서 작은 중국 음식점을 발견하였다. 반가운 마음에 메뉴판에서 열심히 짜장면을 찾았건만 짜장면은 커녕, 짬뽕도, 탕수육도 양장피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그 중 제일 그림이 만만한 걸 시켜 핫소스에 찍어 먹으며 약간의 느끼함을 달래긴 하였는데 물론 영 성에 차진 않았다.
그렇다. 중국음식점엔 짜장면이 없다. 왜냐하면 짜장면은 한국음식이기 때문이다. 그 오리진이야 중국이 공산화될 때 한국으로 건너온 화교들이 개발한 음식이지만 당연히 짜장면은 한국음식이다. 그래서 미국이건 유럽이건 중국인이 운영하는 원조(?) 중국집에는 짜장면이 없다. 미국에서 짜장면을 먹으려면 한국인이 운영하는 중국집인 Korean-Chinese Restaurant에 가야한다. 다행히 이 곳 워싱턴지역에서는 버지니아주의 애난데일에 가면 맛있는 짜장면을 5달러 이하에 사먹을 수가 있다. 아쉽게도 한국처럼 총알배달은 안 되지만 맛있는 짜장면은 이 곳에서 내가 누리는 작은 행복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