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알성형외과 김수신 박사 (성형외과 전문의 / 의학박사)의사국가고시에 합격하면 일반의가 되어 환자를 진료할 수도 있고 개업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바로 개업하는 경우는 흔치 않고 대개는 종합병원에서 수련의사 과정을 거친다. 수련의는 병원에 개설된 여러 진료과를 고루 돌아보는 인턴 과정을 1년 거친 후 자기가 원하는 임상과를 지원해서 집중적으로 배우는 레지던트 과정을 4년 밟는다. 위 과정들을 다 마치고 전문의 자격시험에 합격하면 비로소 해당 과의 전문의가 된다. 한 명의 성형외과 전문의가 탄생하려면 짧게 잡아 11년이고 남자의 경우 군의관 생활을 합쳐 14년 이상이 걸린다.
내 경우에는 의사 면허를 따고 나서 군의관으로 복무했고 레지던트 과정 중에 미국에서 연수를 하고 대학원에서 박사를 취득했다. 그리고 전문의가 된 후에는 바로 개업하지 않고 대학병원에 남아 교수 겸 성형외과 과장이 되었다.
내가 91년도에 개업하여 자리 잡은 압구정동은 한 집 걸러 한 집씩 성형외과가 있다고 할 정도로 성형외과 병원이 밀집한 지역이다. 그러나 이 중 약 30% 정도는 전문의가 아닌 의사라는 통계가 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한국에서는 의사자격증만 있으면 진료과목은 선택해서 개업할 수 있다. 그래서 정형외과 전문의를 딴 의사가 일반외과 진료를 겸하고 내과 의사가 소아과 진료를 하는 것이 생소하지 않다. 그런데 이처럼 서로 연관된 전공이 아닌 엉뚱한 전공의 전문의나 혹은 일반의가 성형외과 진료를 하는 데엔 무리가 따른다.
어떤 이들은 전문의라고 해도 4년의 수련과정 중 얼마나 쌍꺼풀 수술을 많이 해봤겠는가, 비전문의라고 해도 많은 경험을 쌓으면 수술을 더 잘 할 수 있다고 반문(反問)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실제로 각종 매스컴에 이름을 날린 유명 병원장이 성형 전문의가 아닌 것으로 알려진 적도 적잖이 있다.
그리고 간단한 성형 수술은 의사의 손기술에 크게 좌우되기도 하므로 한두 가지 수술 방법만 잘 익혀 줄곧 그것만 시술하는 의사들도 있다. 하지만 수술을 어떻게 하는 지에만 관심이 있을 뿐, 어떤 환자에게 왜 그런 수술을 하는 지, 왜 그 수술이 필요한 지, 또 어떤 환자에게는 해서는 안 되는 지에 관해서는 관심이 없는 경우도 있다.
미용 성형은 수술 부위만 따로 떼어 놓고 말할 수 없다. 일례로, 코에 문제가 있다고 오는 환자들의 30%는 코가 아닌 입과 턱의 문제 때문에 코가 미워 보이는 것인데 이를 오해한다. 또 눈매가 날카로워 싫다는 고객의 상당수는 광대뼈가 돌출되어서 인상이 강한 것인데 이를 눈의 문제로 착각한다. 따라서 미용수술은 나무가 아닌 숲 전체를 볼 수 있는 넓은 시각과 미적 감각을 지닌 의사가 수술해야 한다.
전체적인 균형을 맞춰줄 수 있는 의사, 합병증이나 후유증이 생겼을 때 전문적인 대처능력을 가진 의사, 활발한 학회 활동과 동료의사들과의 교류를 통해 최신 의학 정보에도 밝은 의사, 전문의라면 기본으로 갖춰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