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한 제형의 약물 복용 및 사용에 대한 복약안내
삼성서울병원 약제부 외래약국
| 처방전 관리실에 근무하다 보면 환자와 개국 약사로부터 다양한 전화상담을 받게 된다. 그 중 특수한 약물 제형에 관한 질문이 상당히 많다. 따라서 환자에 대한 복약지도시 제형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우선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유의하여야 한다. 본 원고에서는 제형에 대한 올바른 복약 설명으로 환자의 복약이행률을 높일 수 있는 사례를 몇 가지 살펴보고자 한다. |
사례1
〔약사〕안녕하세요. 처방전 관리실입니다.
〔환자〕네. (다급한 목소리로 화를 내며) 제가 "아달라트 오로스"라는 약을 먹고 있는데요. 약이 전혀 몸에서 녹지 않는 것 같아요. 얼마 전에는 약이 대변에 약모양 그대로 배설되었어요. 이런 경우에 약이 녹지 않아 몸으로 흡수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에게는 전혀 효과가 없는 것이 아닌가요? 다른 혈압약으로 바꿔야 하는 거 아닌가요?
〔약사〕네. (우선 환자를 안심시키며..) 약이 대변에 그대로 나왔다고 하시니 놀라셨겠네요.
하지만 전혀 걱정하실 일이 아닙니다. 약에는 다양한 제형이 있는데요. 우리가 흔히 아는 알약 형태도 있고, 캡슐안에 가루약이 충전되어 있는 형태도 있습니다.
그 중에서 아달라트는 "오로스"라는 아주 특별한 제형으로 만들어져 있는데요. 님! 지금 약을 가지고 계시다면 한번 확인해보시겠어요? 눈으로도 확인하실 수 있는데 약에 아주 미세한 구멍이 뚫려 있을 거예요.
아달라트 오로스는 바로 이 미세한 구멍으로 약액이 일정하게 분출되도록 고안된 특수한 형태의 형입니다. 물론 껍질도 결국에는 녹아서 형태가 사라지기도 하지만 환자 분처럼 그렇지 않은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위와 장을 통과하면서 약액은 모두 빠져나가 몸으로 흡수된 상태이기 때문에 약 모양 그대로 나왔다고 해서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환자〕(예전보다 조금 안정된 목소리로) 아아....그러고 보니 작은 구멍이 보이네요. 그러니까 이 구멍으로 약이 빠져 나온다는 거죠? 전혀 약효에는 이상이 없다는 거죠?
〔약사〕네. 물론입니다. 걱정하시지 마시고 처방에 따라 복용하시기 바랍니다.
〔환자〕네. 감사합니다. 이제야 좀 안심이 되네요.
사례 2
〔약사〕안녕하세요. 처방전 관리실입니다.
〔환자〕안녕하세요. 복용법에 대해 궁금해서 전화드렸어요.
〔약사〕네. (환자에게 등록번호를 묻고 투약내용을 확인한다.)
〔환자〕약 이름은 모르겠구요. 무슨 가루약을 먹고 있는데 빈 캡슐에 넣어서 먹으라고 하더라고요. 꼭 그렇게 먹어야 하나요? 너무 불편해요.
〔약사〕네. 환자 분이 드시는 약은 Zinc sulfate라고 하며, 흔히 아연이라고 불리는 원내 제제입니다. 원내 제제는 일반 제약회사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아닙니다. 그러나 환자 치료에 꼭 필요한 약이기 때문에 병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제제 허가를 받아서 투약하는 약이지요.
〔환자〕 제가 윌슨씨 병을 앓고 있는데 그 병에 먹는 약은 맞나요?
〔약사〕네. 맞아요. 환자 분의 증상 치료제로 아연을 드시기도 하죠. 아연이 구리의 흡수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답니다. 외국의 경우 이 약이 제품화 되어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제품화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병원에서 원내 제제로 환자에게 투약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빈 캡슐에 넣어서 복용하도록 복약지도를 하는 이유는 이 약이 소화기계에 자극을 일으킬 수 있다는 보고 때문입니다. 식도와 위를 자극하여 병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자극을 최소화하고 안전하게 약이 장관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약을 캡슐에 넣어 복용하는 것이지요.
매번 약을 드실 때마다 빈 캡슐에 넣어서 드셔야 하는 점이 좀 불편하시겠지만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불편함도 감수하셔야 합니다. 잘못된 방법으로 복용하시면 병을 고치려다가 또 다른 병을 얻게 되실 수도 있으니까요.
〔환자〕(긴장한 듯 한 목소리로) 네.. 그렇군요. 불편하더라도 캡슐에 넣어 먹어야겠네요. 설명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약사〕네. 복용법에 맞게 올바르게 드시기 바랍니다. 즐거운 하루가 되세요.
사례 3
〔약사〕안녕하세요. 처방전 관리실입니다.
〔환자〕안녕하세요. 현재 혈액종양내과에 다니고 있는 환자입니다. 듀로제식 디트랜스 25 마이크로그람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패취제를 몸에 붙이면 조금 어지럽고 울렁거리는 것 같다고 말씀드리니 의사선생님께서 반으로 잘라서 써보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런데 이전에 약국에서 약을 받을 때 다른 약사님이 반으로 자르면 안된다고 하셨던 것 같은데 ... 반으로 잘라서 써도 되는 겁니까?
〔약사〕네. 듀로제식 패치제의 용량이 과다할 경우 환자분처럼 오심, 구토 증상이 나타나실 수 있습니다. 우선 환자분의 투약이력을 보니 듀로제식 패취제를 사용하신 지가 꽤 오래 되셨네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반으로 잘라 쓰셔도 됩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25마이크로그람의 반 용량으로 된 패치제도 나왔으니 계속 반으로 잘라 쓰실 것 같으면 다음에 그것을 처방받으셔도 되겠네요. 듀로제식 패취제가 예전에는 제형이 조금 달랐는데 아마도 지금 받으신 것의 이전 제품을 받았을 때 잘라서 사용하면 안된다고 설명을 들으셨던 것 같아요. 듀로제식 패취제가 예전에는 진통효과를 나타내는 약 성분이 아주 얇은 막 안에 저장되어 있는 형태였습니다.
우리가 피부에 붙이면 이 얇은 막을 통해 약 성분이 흡수되는 형태였지요. 그렇기 때문에 반으로 자른다고 해서 정확한 반의 용량을 사용한다고 확신할 수도 없을 뿐 아니라 반으로 자르면 유효성분이 밖으로 빠져나올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듀로제식 "디트랜스"라는 상품명으로 변경되면서 제형도 조금 바뀌었습니다. 전체적으로 고분자 막에 약액이 고루 퍼져있는 형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분자 막을 반으로 잘라도 약액이 외부로 방출될 위험이 없고 용량도 정확히 반이라고 생각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최근에 받으신 패치제(디트랜스)는 잘라서 사용하여도 됩니다.
그러나 반으로 자른 후에는 용량이 그만큼 줄어 들어 진통조절이 안되실 수도 있습니다. 그 때는 의사선생님과 상의하셔서 다시 적정 용량을 처방받으시는 것이 좋을 듯 하네요.
〔환자〕네. 잘 알겠습니다.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사례4
〔약사〕감사합니다. 처방전 관리실입니다.
〔인근 약국 약사 (이하 약국)〕안녕하세요. 저는 약국에 근무하는 약사입니다. 병원에서 처방된 처방내용 중에 산제 처방에 관해 궁금해서 전화드렸습니다.
〔약사〕네 말씀하세요. 어떤 점이 궁금하신 건가요?
〔약국〕우리가 흔히 서방형 제제는 가루약으로 조제하면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빈번히 처방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 반면 특별히 특수 제형이 아님에도 절대 산제 불가인 경우도 있습니다. 병원에 특별한 기준이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
〔약사〕 네. 산제의 기준이 뚜렷하게 구분되어 있지는 않지만 크게 약효의 발현 여부에 따라 허용범위를 조금 넓힌 것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아요.
서방형 제제이긴 하나 산제로 하였다고 해서 효능에는 이상이 없는 약의 경우에는 사실 산제가 반드시 안된다고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단지, 서서히 방출되는 서방형 제형만의 특징이 사라지는 것이겠죠. 아세트아미노펜, 치오타시드 등이 여기에 해당될 것입니다.
이와 반대로 산제를 할 경우 약효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은 산제 불가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제형으로는 장용정 제제가 여기에 해당될 것입니다. 산제로 할 경우 장의 pH에서 분해되어야 할 약이 이미 위에서 다 분해 되어 효과가 떨어질테니까요. 대표적으로 파자임, 오메프라졸정이 있습니다.
또한 오구멘틴이나 발프로익 엑시드 서방정 같은 경우는 흡습성, 인습성이 매우 강하므로 이 또한 산제 불가 약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저희 병원 내 산제 가능과 불가능의 기준을 설명해드렸는데 이해가 되셨는지 모르겠네요.
〔약국〕하지만 서방형 제제를 산제로 할 경우 약효가 일시에 발현된다거나 그로 인해 부작용이 나타나는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약사〕네. 맞습니다. 그러므로 사전에 정말 산제로 해야만 하는 처방인지를 확인하는게 중요하겠지요. 같은 성분으로 파우더나, 시럽제제가 있다면 처방을 변경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입니다. 하지만 알약을 못 먹는 환자이거나 튜브 착용환자의 경우는 약효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서방형 제제라도 산제를 하는 것이 보다 나은 선택일 것입니다. 단, 서방정을 산제로 조제하는 경우에는 일반 정제를 산제로 조제한 것으로 간주하여 용량과 용법을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약국〕네. 우선 환자에게 제형에 대해 설명하고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사전에 복약지도 하는 것이 좋겠군요.
〔약사〕네. 제형적 특성 때문에 무조건 안된다고 하기보다는 환자의 상황에 맞추는 것이 더 옳을 것입니다.
〔약국〕네. 알겠습니다. 설명 감사합니다.
복약상담 POINT!!
흔히 복약 상담 시 제형에 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일방적으로 환자에게 복용법 또는 사용법만을 지도하기 보다는 왜 그렇게 복용하고 사용해야 하는가를 이해시킨다면 환자의 복약이행률을 높여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약물의 특성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현상에 대해서도 미리 설명한다면 아달라트 오로스 복용 환자의 상담 사례와 같은 경우는 미리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점차 새로운 제형의 약물이 시장에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제형적 특성과 연관지어 복용법, 부작용 등을 알아두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