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의 기업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이 사회로부터 거둔 수익을 환원하는데 노력을 기울인다. 물론 이러한 기업들의 활동이 소비자에 대한 자사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가는 PR의 측면이 있음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 사회적 순기능은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기업들의 사회환원 활동은 아직 매우 미약한 편이다. 이러한 풍토 속에서 문화예술재단을 설립, 척박한 우리나라 사진예술계의 발전에 일조하고 있는 한미약품 사진미술관(관장·송영숙)을 찾아봤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정문 인근, 한미약품 사옥 20층 스카이라운지에 위치한 한미사진미술관. 일상적인 미술관의 느낌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아담한 규모에 세련된 내부 인테리어, 달팽이집처럼 배치된 전시공간과, 20층 높이에서 내려다보이는 올림픽공원의 녹지와 조형물, 그리고 서울 시내 풍경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전망을 자랑하는 자료 열람실까지 갖추고 있는 짜임새 있는 공간 연출이 돋보인다.
우리나라에는 흔치 않은 사진전문 미술관이라는 희소성을 갖고 있는 시설로 개관 이후 국내외 역량 있는 사진작가들의 전시회를 꾸준히 개최하고 있으며, 사진 관련 학과 학생들의 현장 수업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외곽에 위치한 입지 특성상 일반인보다는 전문가나 사진 전공자들이 많이 찾지만, 전문 큐레이터가 상주하며 관람객들에게 전시작품에 대한 설명도 제공하고, 다수의 사진관련 전문서적을 보유하고 있는 자료열람실이 있어 사진을 배우는 이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학습의 공간으로도 기능하고 있다. 탁 트인 전망의 스카이라운지와 안락한 테이블, 거기에 향기로운 차까지 곁들일 수 있으니 금상첨화다.
특히 전시뿐 아니라 다양한 한국 사진영상물 발굴 및 사료 편찬활동을 통해 다양한 사진사 자료를 수집·보관하고 있는 유일한 시설로써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를 더해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미사진미술관은 지난 2002년 한미약품이 창립 30주년을 앞두고 기업이윤의 사회환원 일환으로 설립한 한미문화예술재단에서 개관한 국내 최초의 정부공인 사진전문 미술관으로 사진 작가들의 창작활동 지원과 사진영상물 발굴 및 사료의 편찬 등으로 한국 사진문화 예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개관 이후 주명덕 사진전을 시작으로 외국인 작가 1인을 포함해 12회에 달하는 개인전을 개최해왔고, 작품전을 열었던 작가들의 사진집을 시리즈로 발간하는 사업도 병행하고 있으며, 다양한 루트를 통해 5,000여점에 달하는 사진자료도 수집·소장하고 있다.
미술관 관계자는 이들 자료가 "특히 근대 개화기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한국 사진계의 사료들이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이 취약한 상황에서 대부분 소실됐으며 그나마 남은 자료들 또한 영국의 개인 수집가가 거의 독식한 상태라 그 중요성을 더한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2004 서울 세계박물관대회(ICOM:The International Council of Museums)의 문화탐방 프로그램에 선정돼 한국을 대표하는 사진미술관으로 소개됐으며, 이때 방문한 각국의 박물관 관계자나 큐레이터들에게도 소장 자료들을 선보여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내년에는 3월부터 7월까지 4개월간 해외 작가 4인 초빙 기획전을 개최할 예정이며, 국내 사진작가와 평론가 등을 망라하는 '한미사진미술가 상'을 제정하는 한편 재단 차원에서 작가들이 작품과 학술활동을 전문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창작스튜디오'를 설립하기 위한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 관람 안내
- 10월30일부터 '정주화 작가전' 시작 (소재: 바다사진)
- 개장시간 : 평일 10:00∼19:00, 주말 11:00∼18:00
- 관람료 : 무료
- 교통 : 지하철 8호선 몽촌토성역 2번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