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기<한국의약품 수출입협회 상근 부회장>
목차
1. 약물남용과 약물의존
2. 마약의 사용유래와 남용상황
3. 마약조직과 국제분쟁, 전쟁과 마약
4. 마약류의 약물의존
①아편계 마약
②코카인
③대마
④각성제
⑤환각을 일으키는 약물
⑥수면제와 신경안정제
⑦유기용제
한국산 대마 환각성분 함량 세계 최고
日 2차대전때 무기공장 근로자에 필로폰 먹여
마약류의 약물의존
대마
대마는 어떤 형태로 남용되나
대마는 주로 잎, 과피 또는 꽃이 혼합된 것을 흡연한다. 외국에서는 이것을 마리화나라고 하며, 또 대마의 수지제품으로 차라스(Cheras), 해쉬쉬(Hashish) 등이 있는데 이것은 마리화나보다 그 효력이 4~8배나 강하다. 이 밖에 대마의 잎, 과피, 줄기를 혼합하여 만든 비교적 농도가 낮은 키프(모로코), 다가(남아프리카), 간자 등이 있고 또 인도에는 마리화나보다 효력이 더 강한 가니아라는 것도 있는데, 이들 제품은 흡연 이외에 물에 타서 차처럼 마시거나 그대로 먹기도 하고 요리에 섞어서 먹기도 한다.
대마중에 들어있는 환각성분
대마는 꽃이 핀 후에 열매가 열리는데 필자가 연구한 바로는 대마가 자라고 있는 어린 시기에는 유효성분이 전혀 없고 자라면서 조금씩 생기는데, 꽃이 핀 후 미숙과일 때가 유효성분 함량이 가장 높고, 씨앗이 다 익어버리면 그 함량이 다시 떨어진다. 미숙과일 때는 수지함량도 높아서 만지면 끈적끈적하다.
대마의 성분으로는 칸나비놀, 칸나비디올,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 칸나비디올산 등이 있는데 이 가운데 마취작용, 환각작용이 있는 성분은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이다. 이 유효성분의 함량은 산지에 따라 다르다.
필자는 한국산 대마의 성분에 관한 연구를 하면서 유엔 마약국에서 보내온 외국산 대마 중의 THC 함량도 비교시험했는데, 국산 대마의 꽃과 덜 익은 과피에는 0.4∼1.1%, 잎에는 0.15∼0.34%의 THC가 함유되어 있었고, 이 양은 외국산 대마에 비하여 월등히 높았다. 그리고, 외국산은 스페인, 남아프리카, 브라질, 인도, 일본, 마다카스카산 등의 순으로 그 함량이 높고 나이지리아, 스위스, 캐나다산 등은 아주 낮았다. 이 연구논문은 약학회지 제 17권 1호(1973)에 게재되어 있다.
이 연구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멕시코산도 그 함량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 남용되는 마리화나는 거의가 멕시코산이며, 미국정부는 이 멕시코산이 미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국경지역에서 감식견까지 동원하여 엄한 단속을 펴고 있다. 이 밖에 가니아에는 약 3%, 해쉬쉬에는 약 5%의 THC가 함유되어 있다.
대마는 주로 흡연하는데 흡연했을 때 연기 중에는 유효성분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에 대하여도 필자가 연구했는데 대마 중에 들어있는 THC의 35%가 이 흡연연기 중에 들어있었다. THC는 정유(精油)상으로 대마 중에 들어있는데 흡연시 THC의 약 35%는 열에 의해 승화되어 연기 중에 포함되어 있고, 60~65%의 THC는 타서 없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대마를 흡연하는 사람들은 연기 중의 유효성분을 모두 흡수시켜 효과를 높이기 위해 연기를 빨아들여 모두 삼키고 있다.
환각작용과 중독증상
대마에 들어있는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이 중독을 일으키는데 급성중독 증상으로서 지각이 예민하고 민감하게 되어 착각이나 환각을 일으킨다. 소리가 크게 들리고, 색채가 생생하고 밝게 보이며, 자기 몸이 공중으로 떠오르는 감을 느끼기도 하고, 성욕이 높아지고, 욕망을 억제할 수 없게 된다. 감정이 불안하여 안정되지 않고, 기분이 좋아서 둥둥 뜨기도 하고, 자신이 초능력자가 된 듯한 이상한 체험을 하게 된다. 다음에서 다음으로 정리되지 않은 여러가지 생각이 떠오르게 되어 횡설수설하는 일도 있다. 시간이나 장소의 관념이 극도로 변하여 시간이 길다고 느껴지던가 거리가 멀다고 느껴지기도 하고, 곧 가깝게 느껴지는 것 같은 증상도 일어난다.
꿈꾸는 것 같이 시시각각으로 색의 모양이 변해서 보이는 독특한 환상이 나타나는 일도 있다. 이러한 감정, 기분의 상승이 점차 낮아지게 되면 행복, 황홀상태로 들어가 잠자게 되는 경우도 많다.
반대로 불쾌하고, 격분하고, 공격적이고 흥분상태가 되어 그대로 폭력을 휘두를 것 같은 증상을 나타내는 일도 있다.
환각작용이 미적 감각을 높여 대단치 않은 그림이 뛰어난 것으로 생각되며, 평범한 음악이 예술적 음조로 귀에 들려온다. 여성은 갑자기 미녀로 보이며 자기 스스로가 날개치는 새처럼 멋진 모양으로 변신하는 것 같이 느끼기도 한다. 이와 같은 환각에 따라 판단력이 흐려지고, 기억력이 감퇴되고 혼란이 온다.
이 대마 중독은 내성은 없어서 사용량이 증가하지 아니하고 또 중지하여도 금단증상은 일어나지 않지만 정신적 의존성이 강하다. 육체적 증상으로는 산동, 눈물, 눈꺼풀을 씰룩씰룩하고, 입이 마르고, 손발이 떨리는 증상 등이 보인다. 안면이 창백해지고 쇠약해지며 무기력해져 일하고자 하는 의욕이 떨어지고 사회생활을 계속해 나갈 능력이 저하된다. 정신적으로는 불안감을 이기지 못해 고민하게 되고 파괴적 충동에 빠져 타락한 생활을 되풀이하다 언젠가는 부랑자 속에 몸을 던지게 된다. 또 대마의 흡연을 중지해도 몇 개월에서 1년 정도 의식이 이상하게 되어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기도 하고 이상한 행동을 하는 건망상태가 보이기도 한다. 뒤에 정신분열증과 닮은 환각망상상태를 나타내는 일도 있다. 이러한 증상 때문에 자살하거나 공격적 충동으로 살인, 강도, 폭행 등 범죄를 하게 되어 사회에 해독을 끼친다.
각성제
각성제는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여 졸음을 쫓는 약이다. 일시적으로 활력이 강화되고 피로감을 억제하여 작업능률을 향상시킨다. 대표적인 각성제로는 암페타민과 그 유도체 약물로서 메스암페타민, 덱스트로암페타민이 있다. 이 가운데 여러나라에서 남용이 가장 문제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속칭 필로폰이라고 부르는 메스암페타민이다. 이 밖에 각성제로서 카페인이 있는데 이 카페인은 커피와 차에도 들어 있다. 카페인을 먹으면 잠이 오지 않으므로 공부하는 학생, 야간 작업하는 사람들이 이 약을 사용하고 있으나 약물의존성이 없으므로 남용이 문제되고 있지는 않다.
암페타민은 황산암페타민정으로 시판되어 의료용으로 많이 쓰여졌으나 뒤에 운전사, 비행사, 시험공부하는 학생, 운동선수, 야간작업자들에게 남용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50년대에서 1960년대에 미국 군수품 등이 나돌아 학생, 운전사들에게 사용되었으나 심각하게 남용되지는 않았고 1968년 이 약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규제된 이후부터는 시중에서 시판되지 아니하였다.
메스암페타민은 1881년에 일본의 나가이나가요시 박사가 개발했는데 기침약, 천식약으로 쓰이는 에페드린을 원료로 하여 만든다.
세계2차대전 때 일본 제약회사(大日本製藥)가 이 메스암페타민을 히로뽕이라는 제품명으로 제조 판매하였다. 이 히로뽕(Hiropon)의 어원은 `일을 좋아한다'라고 하는 그리스어에서 유래된 것이라 한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일본은 전쟁 때 이 히로뽕을 무기 등 군수품공장 근로자들에게 잠을 안 재우고 일을 시키기 위해 `고양이 눈알'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강제로 먹였고, `돌격정'이라는 이름을 붙여 특공대 군인들에게까지 먹였다. 그 결과 전후에 많은 중독자가 발생하게 되었고, 현재도 각성제 중독자가 가장 많아 그 후유증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약이 1970년경부터 불법 제조되어 일본에 밀수출되었으나 1970년대 중반까지도 그 남용자는 없었다. 그러나 1976년경부터 사용자가 나타나기 시작하여 남용자가 늘어갔고 지금은 이 약이 국내에서 밀조된 것 이외에 중국 등지에서 밀수입까지 되어 남용되고 있다.
이 약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엔 일본에서 붙여진 제품명 그대로 `히로뽕' 또는 `필로폰'이라 불리어졌는데 그 이유는 이 약이 일본사람의 사주에 의해서 기술, 원료 등을 제공받아 제조되어 전량이 일본에 밀수출되었기 때문에 일본에서 부르는 이름 그대로 쓰여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는 이 약을 `필로폰'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이렇게 바뀐 연유는 잘 모르겠으나 필자도 이 글에서 사회에 알려진 데로 필로폰이라는 속명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