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시 S약국은 의약분업 1년이 지난 후에 골목에서 4차선 대로변으로 약국을 옮겼다. 나름대로 단골고객이 많다고 분석한 K약사는 의약분업의 영향이 미미할 것이란 예측으로 1년간을 보냈지만 감소하는 환자 수를 실감하고 마냥 앉아있을 수만은 없었다는 토로다.
K약사는 1년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인근 대로변 약국 터를 물색했고 운 좋게 2개월만에 적당한 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 적당한 자리의 개념이 과거에는 유동인구가 가장 중요했지만 의약분업 이후에는 인근에 병의원이 몇 개나 있고 특히 처방전이 많이 나오는 진료과가 있느냐가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
K약사는 "과연 약국을 이전해야 하는지"에 대해 상당한 고민을 했다고 회고했다. 대로변으로 옮기는 데 따른 손익분기 계산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밤새 계산기를 두드려 보고 선후배 약사에게 자문을 구하는 등 여러 방법을 강구했지만 마지막으로 걸리는 것은 약사 자신의 '결단'이었다고 말했다.
약국을 이전한 후 10개월이 지난 요즘 K약사는 자신의 과단성에 대해 스스로 흐뭇해하고 있다. 대로변에 평형을 늘려 이전한 데 따른 임대료, 처방전 수납직원 채용에 따른 인건비 등 제경비가 대폭 상승했지만 전체 수입대비 지출 규모는 골목안에 있을 때와 같다는 계산이 나왔기 때문이다.
순수익이 늘지는 않았지만 대로변으로 이전하면서 약국 이미지 제고에 큰 몫을 했고 이 때문에 일반약, 건식 매출이 차츰 상승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특히 골목안에서 보다 대로변 약국을 경영하다보니 약국경영에 새로운 자신감이 생긴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K약사는 그러나 제반 경비 상승분 만큼 수입이 보장되지 않았다면 또 한번 좌절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나친 고수익을 고집해선 않되겠지만 수익이 어느 정도 보장되지 않는 약국 이전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다.
약국입지 등 정보제공업체인 P컨설팅사 관계자는 "의약분업 이후 약국 이전을 문의해 오는 약사가 1일 평균 10건 정도"라며 "컨설팅 과정에서 대부분 약사들이 지나치게 수익 부분만을 염두한 나머지 끝내 자리를 옮기지 못하는 경우를 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