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책배우자의 이혼소송, 재산분할은 어떻게 될까?
최근“대구가정법원 2023드합2113(본소) 이혼 등, 2023드합2120(반소) 이혼 및 위자료 등”사건은 이혼 소송의 주요 쟁점들에 대한 법원의 판단 기준을 명확히 보여주어 주목할 만합니다. 이 판결을 통해 이혼 시 ‘유책(有責)’, ‘위자료’, ‘재산분할’, ‘양육비’가 각각 어떻게 다루어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는 원칙적으로 기각
우리 민법은 혼인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유책배우자)가 제기하는 이혼 청구를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는 ‘유책주의’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위 사건에서 아내(원고)는 남편과 별거 중 다른 남성과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등 부정행위를 저질렀고, 이것이 혼인 관계 파탄의 주된 원인으로 인정되었습니다. 결국 법원은 유책배우자인 아내의 이혼 청구(본소)는 기각하고, 남편(피고)의 이혼 청구(반소)를 인용하여 이혼을 명했습니다.
혼인 파탄의 책임(위자료)과 재산 형성의 기여(재산분할)는 별개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지점 중 하나가 바로 ‘잘못한 배우자는 재산을 한 푼도 못 받는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법원은 혼인 파탄에 대한 정신적 고통을 배상하는 ‘위자료’와 혼인 기간 중 부부가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을 나누는 ‘재산분할’을 엄격히 구별합니다.
위자료는, 유책배우자가 상대방에게 지급하는 정신적 손해배상금입니다. 위 사건에서 법원은 아내의 부정행위로 인해 남편이 겪었을 정신적 고통을 인정하여, 아내는 남편에게 위자료 2,5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재산분할은, 부부 각자의 기여도에 따라 공동 재산을 나누는 절차입니다. 유책 여부보다는 재산 형성 및 유지에 얼마나 기여했는지가 판단 기준이 됩니다. 법원은 16년간의 혼인 기간, 아내가 가사와 자녀 양육을 하고 남편의 카페 운영을 도운 점 등을 고려하여 재산분할 비율을 ‘아내 45%, 남편 55%’로 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남편은 아내에게 재산분할금으로 약 3억 900만 원을 지급하게 되었습니다. 유책배우자라 할지라도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는 정당하게 인정받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상속·증여받은 ‘특유재산’은 원칙적으로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
재산분할 과정에서 또 다른 쟁점은 부부 일방이 혼인 전부터 가졌거나 혼인 중 상속·증여를 통해 취득한 ‘특유재산’입니다. 이러한 특유재산은 원칙적으로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다만, 다른 일방이 그 특유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직접적·간접적으로 기여했다면 예외적으로 분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위 사건에서 아내는 남편 명의의 여러 부동산이 공동재산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해당 부동산들이 남편이 혼인 전 취득했거나 부모로부터 증여받은 특유재산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나아가 아내가 그 부동산의 유지·증식에 협력하여 감소를 방지하거나 증식에 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그 부동산들을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하였습니다.
양육비는 부모 공동의 의무
이혼 후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않는 비양육친이라도 자녀가 성년이 될 때까지 양육비를 지급할 의무가 있습니다. 법원은 부모의 소득, 재산, 자녀의 나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양육비 액수를 결정하며, 통상 ‘양육비 산정기준표’를 참고합니다. 위 사건에서 법원은 비양육친이 된 아내가 남편에게 자녀 1인당 월 50만 원의 양육비를 지급하도록 명했습니다. 양육비는 부모의 나이, 직업과 소득, 재산과 생활능력, 자녀의 나이 및 양육 상황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정한다는 점도 판결문에 설시되어 있습니다.
마무리
이처럼 이혼 소송은 여러 법적 쟁점이 복합적으로 얽혀있습니다. 유책 사유가 있더라도 재산분할을 청구할 권리는 보장되며, 반대로 비양육친이 되더라도 자녀에 대한 양육의 의무는 계속된다는 점을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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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심연와 변호사는 이화여자대학교 법학과를 최우등으로 졸업했으며 제50회 사법시험 합격 후 사법연수원 41기 수료를 거쳐 현재 법무법인(유한) 한별의 파트너 변호사로 재직 중인 민형사 금융 소송 전문 14년차 중견 변호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