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약국 권리금 분쟁, 약사들이 알아야 할 법적 쟁점”
서울고등법원 2023. 6. 15. 선고 2023나2004552 판결을 중심으로
심연와 변호사 기자 news@yakup.co.kr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수정 최종수정 2025-07-23 09:20

“약국 권리금 분쟁, 약사들이 알아야 할 법적 쟁점”
 

약국 개설과 양도는 단순한 상가 거래가 아닌 전문직 면허가 결합된 특수한 거래입니다. 특히 약국 권리금 계약은 일반 상가 권리금과 달리 처방전 수량, 인근 병원과의 관계 등 약국만의 특수성이 반영되어 분쟁 발생 시 복잡한 법적 쟁점을 야기합니다. 최근 서울고등법원 2023나2004552 판결은 약국 권리금 계약에서 '조제료 보장' 특약의 해석과 적용에 관한 중요한 법리를 제시하여 약사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사건의 개요

본 사건은 약국을 인수한 약사(원고)가 약국 양도인(피고)을 상대로 권리금 일부 반환을 청구한 사안입니다. 계약 특약사항에는 "월평균 조제료가 30% 이상 감소할 경우 줄어든 조제료만큼 권리금에서 안분 비례한 금액을 반환한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원고는 약국 인수 후 조제료가 36% 감소했다며 권리금 일부(약 1억 1,700만 원)의 반환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전부 패소 판결을 선고하며 아래와 같이 중요한 법리를 제시했습니다.

▶ 조제료 감소의 귀책사유 판단
법원은 조제료 감소가 원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인지를 면밀히 검토했습니다. 증거 조사 결과, 원고의 직원 처우 저하로 인한 직원 퇴사, 조제 실수 등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여러 요양원으로부터 약국 교체 요청을 받아 처방전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 권리금 반환 특약의 해석
법원은 이 사건 권리금계약 특약사항에서 원고의 고의 및 과실로 월평균 조제료가 감소한 경우는 권리금 반환의무가 없다는 취지의 조항이 있는 점을 참작하여, 양수인(원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조제료 감소는 권리금 반환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약국 권리금의 법적 성격
법원은 약국 권리금이 단순한 시설 가치뿐만 아니라 거래처, 영업상 노하우, 위치적 이점 등 유·무형의 재산적 가치를 포함한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처방전 발급 수량과 관련된 거래처 관계는 양수인이 적절히 관리해야 할 대상이라고 판시했습니다.

약국 권리금 계약 체결 시 주의사항

▶ 권리금의 구체적 내역 명시
시설권리금, 영업권리금, 지역권리금(바닥권리금) 등 권리금의 구성 요소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각 요소별 금액과 비중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 조제료 보장 특약의 구체화
기준이 되는 조제료 산정 기간과 방식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계약체결일로부터 역산하여 6개월 동안의 평균 조제료" 등으로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조제료 감소 원인에 따른 책임 소재를 명확히 구분해야 합니다. 서울고등법원 2023나2004552 판결에서 보듯이, 양수인의 귀책사유로 인한 조제료 감소는 권리금 반환 사유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거래처 관계 확인 및 보장
처방전 발급 병원, 요양원 등 주요 거래처를 계약서에 명시하고, 이들과의 관계 유지에 관한 사항을 포함시켜야 합니다. 주요 거래처가 이탈할 경우의 대응방안과 권리금 반환 여부에 대한 조항을 포함시켜야 합니다.

▶ 철저한 실사(Due Diligence)
약국의 최근 2~3년간 재무제표, 세금계산서, 조제료 내역 등을 철저히 확인해야 합니다. 처방전이 특정 병원이나 요양원에 집중되어 있는지, 분산되어 있는지 파악하고 위험을 평가해야 합니다. 기존 직원들의 근무 조건, 급여 수준, 업무 능력 등을 확인하고, 고용관계를 인수하는 경우 인력 운영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서울고등법원 2023나2004552 판결에서 보듯이, 직원 처우 문제가 약국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인수 후 인계 기간 설정
약국 운영 노하우 전수를 위한 충분한 인계 기간을 설정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1~3개월의 인계 기간이 적절합니다. 주요 병원, 요양원 등 거래처와의 관계 유지를 위해 양도인과 함께 방문하는 일정을 계약에 포함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기존 사용 중인 조제 시스템, 재고 관리 시스템 등에 대한 충분한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 경업금지 조항 설정
양도인이 인근에서 동일 업종을 영위하지 못하도록 하는 경업금지 조항을 포함시키되, 지역적 범위와 기간을 합리적으로 설정해야 합니다. 경업금지 의무 위반 시 손해배상 책임에 관한 사항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 임대차 계약 확인
권리금 계약과 함께 임대차 계약의 잔여 기간을 확인하고, 필요시 임대인과 계약 갱신에 관한 협의를 진행해야 합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에 따른 권리금 회수 기회 보호 규정이 적용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성공적인 권리금 계약의 체결

서울고등법원 2023나2004552 판결은 약국 권리금 계약에서 '조제료 보장' 특약의 해석과 적용에 관한 중요한 법리를 제시했습니다. 약사들은 권리금 계약 체결 시 계약 조항을 명확히 작성하고, 인수 전 철저한 실사를 통해 약국의 실제 가치를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약국 권리금 계약은 단순한 금전 거래가 아닌 전문직 사업체의 승계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며, 필요시 법률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약사들이 권리금 계약의 법적 의미와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보다 안전한 계약 체결을 통해 분쟁을 예방하기를 바랍니다.

 

필자 프로필


 

심연와 변호사는 이화여자대학교 법학과를 최우등으로 졸업했으며 제50회 사법시험 합격 후 사법연수원 41기 수료를 거쳐 현재 법무법인(유한) 한별의 파트너 변호사로 재직 중인 민형사 금융 소송 전문 14년차 중견 변호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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