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가협회회원 권 순 경
이 식물은 범의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식물로서 직사광선을 좋아하지 않아서 물가나 습지근처 그늘진 곳에 자란다. 줄기가 60-70 센티미터 정도 높이로 곧게 자라고 줄기에는 갈색털이 많이 나있고 뿌리에서 돋아난 기다란 잎줄기에는 2-3회 정도로 반복해서 갈라진 잎을 갖고 있다.
꽃 하나하나는 매우 작지만 무수히 많은 작은 꽃들이 조화롭게 배열되어 하나의 커다란 고깔모양의 아름다운 꽃차례를 형성하고 있고 꽃은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면서 차례로 핀다. 작은 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갖출 것은 모두 갖추고 있는 완전화이다.
꽃받침 5개, 꽃잎 5개, 수술 10개, 암술대 2개이다. 꽃잎은 폭이 좁아서 바늘모양을 하고 있다. 숙은노루오줌의 이름은 ‘노루오줌’ 앞에 ‘숙은’이라는 접두사를 부쳐서 만든 것인데 왜 하필이면 그 많은 산 짐승 중에서 노루를 선택해서 노루오줌이라고 했는지 궁금증이 발동하기도 한다.
이 식물은 노루가 살 수 있을 만큼 깊은 산 중에 자라고 있고 뿌리에서 누린내가 난다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순한 모습의 노루에 친근감을 갖고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으리라 짐작된다.
노루귀, 노루발, 노루삼, 노루참나무 등 ‘노루’가 붙은 식물명이 많은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할 수 있다. 노루오줌이라는 이름 때문에 굉장히 불쾌한 냄새가 풍길 것이라는 예측과는 달리 노루오줌에 가깝게 접근해 보아도 불쾌한 냄새를 거의 느낄 수 없다.
대부분의 식물이 꽃가루받이에 도움을 주는 곤충을 유인하기 위해서 꽃에서 향기나 특정 냄새를 발산하는데 노루오줌속 식물은 꽃에 향기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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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오줌은 꽃줄기 끝이 직립(直立) 즉 곧바른 형태인 반면 숙은노루오줌은 꽃줄기 끝이 약간 고개를 숙인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에 ‘숙은’이라는 접두사를 부쳐서 노루오줌과 구분한다. 노루오줌은 붉은 꽃을 피운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있다.
근래 노루오줌에 관해서 많은 관심을 갖는데 관상 가치 때문이다. 서양에도 우리나라의 노루오줌과 유사한 서양노루오줌속 식물이 있는데 이 식물들을 개량하여 각종 색깔의 꽃을 피우는 원예 종을 만들어 관상용으로 화단에 심는다.
우리 토종 노루오줌과는 다른 색깔의 꽃을 피우는 서양노루오줌 원예 종을 식물원에서 간혹 구경 할 수 있다. 대부분의 봄꽃이 지는 시기인 늦여름 6-7월에 피기 시작하여 여름 내내 볼 수 있으니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어린 순은 나물로 먹을 있으며 꽃과 잎, 줄기 건조한 것을 소승마(小昇麻) 또는 구활(求活)이라 하고 열을 내리고 기침을 멎게 하는데 사용하며 뿌리는 적승마(赤昇麻)라 하고 진통작용과 혈액순환 개선에 사용한다.
식물 모양이 비슷한 ‘승마’라는 식물이 따로 있으며 뿌리를 해열, 해독, 소염 등에 사용한다. 서양에서는 승마를 여성의 폐경기 증상개선에 많이 사용한다. 소승마를 승마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
알려진 성분으로 베르게닌(bergenin)과 아스틸빈(astilbin)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