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계요등은 지지대를 왼쪽으로 감아 올라가지만 오른쪽으로 감아 올라가는 식물도 있으며 등나무가 대표적이다. 줄기 끝과 겨드랑이에서 자란 꽃대에 흰 꽃이 한 송이씩 달리는데 꽃의 모습은 길쭉한 원통모양으로 끝부분(꽃잎)이 5개로 갈라지고 꽃대롱 내부는 온통 짙은 자주 빛 반점이 있으며 바깥쪽은 흰 잔털로 덮혀 있다.
중심부의 진한 자주 빛과 흰 꽃잎이 대조되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꽃받침과 수술은 각각 5개 이고 암술은 2개이다. 5개 수술 중 2개는 특별히 길고 꼬부라져 원통에 붙어있다. 가을에 콩알만한 열매가 황갈색으로 익는다.
게요등은 ‘구렁내덩굴‘이라는 순수 우리이름도 있는데 잎과 꽃에서 닭 오줌냄새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계(鷄)는 닭, 요(尿)는 오줌, 그리고 등(藤)은 등나무를 의미하는 한자명을 그대로 따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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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는 항문과 요도가 합쳐 있어서 똥오줌 구분이 없으며 “닭 오줌(鷄尿)”이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즉 닭은 오줌을 싸지 않는다. 존재하지도 않는 ’닭 오줌‘을 식물명으로 했으니 억울할 수도 있겠다는 말이다.
계요등의 학명인 속명 페데리아(Paederia)는 ’악취‘를 뜻하는 라틴어 페도르(Paedor)에서 왔고 종명 스칸덴스(scandens)는 ’기어오른다‘는 뜻이다. 악취를 풍기는 덩굴식물이라는 뜻이다. 또 하나의 오해는 많은 사람들이 계요등을 풀 즉 초본(草本)으로 알고 있다.
줄기 윗부분이 겨울에 말라죽기 때문이다. 하지만 밑의 지상부는 목질화 되어 겨울에도 죽지 않고 살아 있다가 이듬해 새싹이 돋아나 줄기로 자란다. 따라서 계요등은 나무의 일종인 목본으로 분류된다. 보통 우리가 풀이라고 하는 식물을 초본이라고 하는데 지상부 전체가 말라죽고 땅 속 뿌리만 살아 있다가 이듬해 싹이 돋아나오는 식물이다.
식물이 냄새를 발산하는 것은 화분매개체인 곤충을 유인하기 위한 것인데 대개는 인간도 좋아하는 향내를 발산하지만 특정식물은 인간이 좋아하지 않는 악취를 풍긴다. 향기와 악취는 어디까지나 인간의 입장에서 구분하는 것이고 곤충의 입장은 향기나 악취 중 각자 선호하는 향기나 냄새에 이끌리게 된다.
냄새나는 식물을 방문하는 곤충은 대개 벌과 나비보다는 딱정벌레나 파리가 주 방문객이다. 냄새를 풍기는 지방산은 탄소 수가 적은(C3-C10) 저급지방산이며 각종 지방산의 배합 비에 따라서 냄새의 뉘앙스에 차이난다‘
고산 윤선도가 지은 시조 오우가(五友歌)에 나오는 물(水), 돌(石), 소나무(松), 대(竹), 달(月) 중에서 대(竹)를 묘사한 부분을 보면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곧기는 뉘 시키며 속은 어이 비었는다/저렇고 사시에 푸르니 그를 좋아 하노라” 라고 했다. 대의 형태와 특성을 잘 묘사하고 있다. 첫 소절에서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에서 보듯이 대가 나무냐 풀이냐에 대해서 계요등처럼 학자들은 오랫동안 논쟁했다. 지금은 나무로 분류하고 있다.
한방에서는 줄기와 잎 그리고 열매를 약재로 사용하는데 주로 염증치료에 사용했다. 신경통, 관절염의 염증을 가라안치고 통증을 멈추게 한다. 알려진 성분으로 저급 지방산과 아르부틴(arbutin)이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