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물매화(Parnassia palustris)
권순경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회회원) 기자 news@yakup.co.kr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수정 최종수정 2015-02-12 13:59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 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 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8-9월 늦여름 개울가나 습지 또는 높은 산의 풀밭에서 가느다랗게 위로 뻗은 꽃줄기 끝에 흰 꽃이 한 송이씩 피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꽃이 바로 물매화로서 범의 귀 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식물이다.

 

뿌리 잎 사이로 여러 대의 꽃줄기가 나오며 10-20 cm 정도 높이로 자라고 밑 부분에 1장의 둥근 모양의 줄기 잎이 줄기를 감싸고 있다.

꽃이 지고 나서도 풀대줄기는 보통 다른 풀처럼 갈색으로 변하면서도 쓸어 지지 않고 꼿꼿하게 서있다. 꽃은 매화를 닮았고 물가에 핀다고 해서 물매화라는 식물명을 얻게 되었다고 하지만 예부터 우리선조들은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에는 매화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고 한다.

매화는 원래 나무에 피지만 물매화는 목본이 아닌 초본(草本)임으로 중국에서는 매화초(梅花草)라고 하는데 우리말로 ‘풀매화’라고 부르기도 한다.



꽃가루받이에 직접 관여하는 부분은 암술과 수술인데 수술 중에는 꽃가루를 생산하지 못하는 가짜수술이 있다. 모양만 수술 모양을 하고 있으며 이런 것을 헛수술(위웅예, 僞雄蕊)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헛수술은 화분을 생산하는 진짜 수술보다도 외모가 더 아름답고 화려하다. 대표적인 것이 닭의장풀인데 6개의 수술 중 3개가 헛수술이며 진한 노란색을 띠고 있어서 눈에 잘 띠며 곤충유인 임무를 담당하고 동시에 먹이로도 제공된다.
 
이른 봄에 노란 꽃을 피우는 생강나무 꽃도 잘 관찰해보면 진짜 수술 아래부위에 샛노란 헛수술이 있어서 봄 햇살에 더욱 더 빛난다.
물매화의 꽃도 헛수술을 갖고 있다. 꽃잎이 5개이고 수술은 모두 10개인데 그중 5개는 진짜수술이고 나머지 5개는 헛수술이다.
 
진짜 수술과 교대로 배치되어 있다. 헛수술의 끝이 부챗살 모양으로 가늘게 많이 갈라져 있고 갈라진 끝에는 마치 작은 물방울이 맺힌 것처럼 반짝인다.
 
화려한 헛수술로 인해서 물매화의 꽃은 더욱 더 아름답게 보인다. 곤충의 눈에도 잘 띄기 때문에 곤충을 유인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꽃가루 매개곤충은 꿀샘인줄 알고 접근하지만 꿀은 아닌 것이다.
꽃을 찾는 곤충들은 꽃을 수분시키는 대가로 꿀을 제공 받지만 꿀이 없을 경우 수술과 꽃가루를 먹는다. 이렇게 될 경우 식물은 많은 에너지를 낭비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왜냐하면 꽃가루에는 풍부한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는 반면 꿀은 단순 탄수화물로 되어 있어서 단백질생산에는 탄수화물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이다.
 
즉, 생산원가 면에서 단백질이 많은 꽃가루 생산에 더 많은 원료가 들어가기 때문에 비용이 비싸진다는 이야기다. 자원낭비인 것이다.
 
그래서 꿀을 생산해서 매개곤충에게 꿀을 공급하는 것이 훨씬 더 경제적이다. 대개 꿀을 생산하지 못하는 경우 다른 방도를 강구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헛수술이며 곤충유인과 더불어 곤충의 먹이 감 노릇을 하게 한다.
 
속아서 찾아온 곤충에게 꽃가루받이 대가로 작은 보상이라도 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꿀 대신에 지방을 만들어 공급하는 경우도 있고 따뜻한 잠자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꽃잎 속은 주위 공기 온도보다 온도가 높기 때문이다.

물매화는 워낙 꽃이 아름답고 깨끗해서 관상가치가 충분하지만 화단에서는 잘 자라지 않는다. 약초로서의 용도는 별로 알려진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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