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뻐꾹나리(Tricyrtis macropoda)
권순경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회회원) 기자 news@yakup.co.kr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수정 최종수정 2015-02-12 13:23
권순경 (덕성여대 약대 명예교수 /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 권순경 (덕성여대 약대 명예교수 /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

여름이 한창인 7-8월 중부이남 숲속 나무그늘 밑에서 보통 꽃과는 다른 특이한 모습의 꽃을 볼 수 있는데 뻐꾹나리라는 식물이다. 뻐꾹나리는 나리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식물로서 우리나라 특산종이다. 야생상태로는 개체수가 많지 않아서 희귀식물에 속한다.

줄기와 가지 끝에 연한 자주색 꽃이 한 송이씩 위를 향해서 핀다. 꽃이 개화하면 꽃잎이 밑으로 젖혀지면서 말리게 되고 따라서 암술대와 수술대가 완전히 밖으로 노출된 형태가 된다. 꽃잎과 수술이 각각 6개씩이고 암술이 1개 이다. 특이한 것은 암술대가 기둥모양이고 암술머리가 3개로 갈라지고 이 세 가닥이 다시 각각 2가닥으로 갈라진다. 그래서 초보자들은 뻐꾹나리의 암술이 3개 혹은 6개로 착각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뻐꾹나리는 참나리처럼 같은 백합과에 속하지만 속명은 다르다. 그 이유는 뿌리 모양이 다르기 때문이다. 참나리는 양파 모양의 인경(鱗莖)을 갖고 있지만 뻐꾹나리는 뿌리가 수직으로 땅속 깊이 뻗고 마디마다 잔뿌리가 난다.

복잡한 암술과 수술이 위로 뻗어 있어서 꽃의 외모는 언 듯 보기에 마치 꼴뚜기처럼 보인다. 그래서 뻐국나리라는 이름보다는 ‘꼴뚜기풀’이라는 이름이 더 적절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보기에 따라서는 분수대에서 물이 위로 뿜는 분수 같기도 하다. 그러면 뻐꾹나리라는 꽃 이름은 도대체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 꽃을 좀 더 자세히 관찰해 보면 흰 꽃잎에 자주색 반점들이 수평으로 배열되어 가로무늬를 형성하고 있다. 이 가로무늬가 뻐꾹새 가슴 털 무늬와 닮았다 하여 뻐꾹나리라는 꽃 이름을 얻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식물의 속명인 트리시르티스(Tricyrtis)는 그리스어로 숫자 ‘3‘을 뜻하는 ’tri'와 ‘볼록하다‘는 의미의 ’cyrtis'의 합성어로 6장의 꽃잎 중 3장 꽃잎 밑 부분이 혹처럼 볼록하게 돌출 된데서 유래했다.


식물 이름 중에는 새 이름을 가진 것들이 있는데 뻐꾸기와 관련된 이름은 뻐꾹나리와 뻐꾹채가 있다. 뻐꾸기는 철새로서 5월 경 우리나라를 찾아 3개월 정도 머물면서 번식을 하고 남쪽으로 날라 간다. 뻐꾸기가 우는 것은 암컷 짝을 찾기 위한 것일 테지만 봄철 깊은 산속에서 울려오는 뻐꾹새의 울음소리는 매우 목가적이어서 고요한 숲의 정취를 한껏 느끼게 한다. 그래서 뻐꾸기의 울음소리 때문에 뻐꾸기에 대한 감정은 매우 우호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뻐꾸기의 번식행태가 TV 방송에서 적나라하게 알려지면서 우호적이던 감정에 손상을 입게 되었다. 뻐꾸기는 다른 새가 알을 낳은 둥지에 몰래 자신의 알을 낳아 둥지의 주인 새로 하여금 키우게 하는 방법으로 번식한다. 알에서 나온 뻐꾸기 새끼는 둥지주인의 알을 둥지 밖으로 밀어내고 혼자서 어미가 물어온 먹이를 받아먹고 자란다. 이러한 형태의 번식방법을 탁란(托卵)이라 한다. 뻐꾸기 새끼를 키우는 숙주 새는 붉은머리오목눈이라는 작은 새이다. 얌체 짓을 하는 뻐꾸기에 대한 그동안의 호감이 줄어들게 된 것이다. 이런 감정이 암암리에 뻐꾹나리에게 까지 미치는 것은 아닐까? 철새들이 머무는 기간이 짧아서 등지를 만들고 알을 낳고 키울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체면불구하고 남의 신세를 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뻐국나리는 약초로서 용도는 별로 알려진 것이 없다. 오이 맛이 나는 어린 순은 나물로 먹을 수 있으며 중부지방에서 관상용으로 재배한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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