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 2일 지방 선거가 끝났다. 예상을 뒤엎고 여당인 한나라당이 참패하였는데, 이를 두고 매스컴에서는 야당인 민주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여당이 미워, 할 수 없이 국민들이 야당을 찍은 결과라고도 하고, 여당의 교만함에 대한 국민의 응징이라고도 한다. 둘 다 맞는 말 같다. 교만은 늘 화를 부른다. 우리 교회 목사님은 늘 “잘 나갈 때가 위험한 때”라고 하신다. “내가 요즘 너무 잘 나가는 것 같으면 내가 지금 위험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보라”신다. 사실 잘 나가지 않을 때에는, 자동차가 천천히 달리면 사고가 안 나는 것처럼, 위험할 일도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잘 나갈 때 반드시 “겸손”을 생각하여야 한다. 그 동안 한나라당은 너무 잘 나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에게 겸손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런 사고를 당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야당도 이번 승리에 도취하여 국민에게 교만하게 보이면, 다음 번 선거에서 반드시 사고를 당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정치인은 겸손하여야 한다. 어디 정치인 뿐이랴. 무릇 힘있는 자는 누구나 힘없는 자에 대해 범사에 겸손하여야 한다. 힘센 척, 잘난 척 하지 말아야 한다. 교만은 상대방을 무시하는 마음이다. 건방을 떨고 상대방을 사랑하지 않는 마음이다. 반면에 겸손한 사람은 상대방을 인정한다. 존중한다. 그리고 사랑한다. 따라서 상대방에 대해 저절로 온유한 태도를 취하게 된다.
그러므로 성경에서 말하는 사랑, 온유, 겸손 등은 본질적으로는 다 같은 말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번 선거에서 여론조사가 실제 개표 결과를 반영하지 않은 사실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설이 있었다. 젊은이가 잘 사용하지 않는 집전화를 이용해서 여론조사를 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여당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은 여론조사 전화가 오면 응답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다. 한편 야당을 지지한다고 하면 불이익을 당할까 봐 두려워 많은 사람들이 여론조사에 응답을 하지 않거나 거짓 대답을 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만약 정말 불이익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라면 이는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아무튼 이번 선거를 통해 모든 힘있는 사람들이 겸손한 마음, 온유한 마음, 사랑하는 마음을 되 찾아, 사랑이 넘치는 우리나라를 만드는 데 힘을 합치게 되길 기원한다.
6월 12일 대망의 월드컵이 시작됐고 우리나라는 그리스와 첫 시합에서 통쾌한 승리를 얻었다. FIFA 랭킹만으로 보면 우리와 같은 조에 속한 세나라 즉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그리스의 랭킹을 다 합친 숫자가 우리의 랭킹 숫자 보다 작단다. 한마디로 우리나라의 실력이 나머지 나라보다 월등히 뒤진다는 이야기이다. 그래도 우리 국민들은 믿는다. 아니 믿고 싶어 한다. “FIFA 랭킹은 랭킹일 뿐이다. 축구는 실력대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맞부딪혀 보지 않으면 결과를 모르는 것이다. 우리가 전에 4강 할 때도 뭐 실력이 좋아서 이겼나? 이번에도 잘만 하면 얼마든지 16강, 나아가 8강에 들 수 있다”라고. 나도 FIFA 랭킹을 비웃는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 이 대목에 관한 한 결코 “겸손한 대한민국”이 되지 않길 바란다. 차라리 교만한 대한민국을 보고 싶다. 제발 상대방을 온유하게 대하거나 심지어 사랑하는 우리 팀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범사에 겸손이 중요하다고 믿고 있지만, 축구 같은 스포츠에서는 용감무쌍하게 전력을 다해 싸우는 파이팅이 오히려 겸손한 스포츠맨쉽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모처럼 두려움 없이, 일치된 전국민의 속마음을 터 놓고 월드컵을 즐겨 보자.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
참, 그러나 때로는 이런 와중에도 약대 2+4년제의 개선 방안에 대한 재논의가 무르익고 있다는 사실도 망각하지 말기로 하자. 축구는 지나가도 약대6년제는 지나갈 수 없는 대한민국의 백년대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