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인 약사 심포지엄'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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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수정 최종수정 2006-09-22 17:02
▲ 제9차 미주한인약사회심포지엄에 참석한 한국 대표단 일행.

권태정<서울시약사회 회장>


약사 절대적 신망…대체조제·성분명 처방 시급 느껴

보수교육시스템 우리와 비교해 매우 충실
6년제 졸업 후에도 Pharm.D 과정 수료 추세


미주 거주 한인 약사들의 축제의 장이자 학술행사의 장인 제9회 `한인 약사 심포지엄'이 8월4일부터 7일까지 캘리포니아 애너하임 힐튼호텔에서 개최됐다.

한국에서는 필자를 포함해 민관식 대한약사회 명예회장 등 12명이 참석했다.

민관식 명예회장은 아테네올림픽을 마다하고 참석하여 머나먼 외국 땅에서 한국인의 긍지를 지키면서 약사직능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우리 한인 약사들을 격려 위로해 주었다.

4일 한국에서 출발해 12시간의 비행을 한 끝에 내린 곳은 LA 국제공항. 한국에서 대표단이 참석한다는 소식을 듣고 미주 한인 약사회 관계자들이 영접을 나왔다.

미주 한인 관계자 중 낯익은 약사가 있어 인사를 나누다보니 필자가 약학대학을 다닐 때 같이 활동하던 `약창 멤버' 중의 한 명인 김승렬 약사였다.

저녁 7시부터 오프닝 세레모니가 시작되었으며 한인 약사 모두가 맡은 역할을 너무나 열심히 했다. 그리고 많은 준비를 철저히 한 덕에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박준훈 미주 한인 약사 총연합회장은 한인 약사 1.5대·2세대 등에게 한국인임을, 또 민족적 뿌리를 잊지 않게 하고자 역설했고 조직위원장 유창호 약사는 시종일관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했다.

한인 약사회는 `뭉치면 살고 그것은 힘이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교훈으로 삼고 있었다. 미주 한인 약사들은 비록 몸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한국인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살아가고 있었으며 왜곡된 의약분업 상황 하에서 고초를 겪고 있는 고국에 있는 약사들이 직능을 확립해 나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미주 한인 약사들은 고국의 상황에 대해 상세히 알고 있었다. 국내 약업계의 가장 큰 이슈가 약학대학 연한 연장이라는 것을 모든 약사들이 잘 알고 있었으며 약사 직능을 제대로 발현하기 위해서는 약대 6년제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심포지엄에 참석한 한인 대표자들에게 이의 관철을 위해 최선을 다해 줄 것을 요청했다.

미주 한인 약사들은 한국이 약학대학 6년제가 되지 않고서는 약사들이 국제사회에서 `교육적인 미아'가 됨은 물론 한국 내에서도 약사직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 대부분의 주가 약대 6년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약사회에서는 6년제 교육과정으로도 부족해 약대 졸업 후에도 2년간의 Pharm. D 과정을 수료하고 있는 추세라는 것이 미주 한인 약사회 관계자들의 설명이었다.

또 이들은 국내에서 2002년까지 약대를 졸업한 약사들만 미국 약사 자격을 획득하는 것에 대해 잘 알고 있었으며 그 사실을 매우 안타까워했다. 그리고 조속한 시일 내에 약대 6년제가 시행돼 한국 약사들이 미국사회로 진출했으면 하는 기대를 피력했다.

미주 한인 약사회는 약사가 이민을 오거나 미국약사 시험을 준비하는 약사들이 이주해 오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 약사들은 이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제공함은 물론 시험 준비부터 취업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는 시스템에 대해 `약사는 하나다'라는 동질감에 감동스러웠다.

`한인 약사 심포지엄'에 참석하여 미주 한인약사들은 물론 각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현지인들과도 많은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의약분업제도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아 제대로 된 약사직능을 발휘할 수 없지만 미국은 분업제도가 초창기부터 제대로 정립되어 있다보니 약사 위상은 우리가 듣던 것보다 한 단계 위였다.

의사 처방에 대해 대체조제가 가능하다 보니 약사직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으며 지역 주민들로부터 절대적인 신망을 받고 있는 것이 미국 약사들의 모습이었다.

또 대체조제가 가능해서 의약품 선택의 폭도 넓어져 제약업체나 도매업체 관계자들이 약사들의 직능을 존중하는 모습에서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대체조제와 성분명 처방이 제도화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 한인 약사들의 위상이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요인으로 약사들의 학문적인 욕구를 지적하고 싶다.

이들의 보수교육 시스템은 우리의 현실과 너무도 달랐다. 미국 약사의 보수교육의 질과 양적인 면을 우리와 비교하자면 매우 충실함을 느꼈다.

미국의 경우 제약업체와 도매업체에서 약사들을 위한 대단위 학술행사의 장을 마련하는 것을 통해 약업에 종사하는 직종이 공생공존의 대상이라는 의미를 일깨워 주고 있다. 미국사회에서 약사들이 얼마나 파워 있는 집단인가를 인식하게 되었다.

이번 미주 `한인 약사 심포지엄'에 `약사는 하나다'라는 인식을 절감할 수 있었으며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분업제도가 올바로 정착돼 미국에 있는 한인 약사처럼 약사 직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다시 다지게 되었다.

또 머나먼 이국 땅에 있어도 고국을 잊지 않고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갖으며 약사직능 향상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한인 약사들을 보며 고국에 있는 약사로서 격려와 존경을 아낌없이 보낸다.

미주 한인 약사가 내년에는 창립 10주년을 맞아 뜻깊은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고 한다. 그 동안의 미주 한인 약사들의 발자취를 담은 책자를 발간함은 물론 한국을 방문하는 `홈커밍데이'도 추진하고자 하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귀국길에 오르면서 내년에 미주 한인 약사들이 방문하면 올해와 다른 국내 약사들의 위상 확립을 위해 회직자로서 더욱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이번 한인 약사대회 중 내게는 대선배나 다름없는 팔순이 되신 이기춘 약사가 헤어질 때 후배 약사들에게 볼을 비비고 포옹하며 사랑의 눈물로 이별하는 모습을 보니 세계 어디에 있던 우리는 동포요, 더욱이 약사라는 동질성에 가슴 가득 감동이 출렁거렸다.

이규상 차기 캘리포니아 한인 약사회장 댁에서의 마지막 만찬, 서울시 회장으로서 회원의 권익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라고 공항까지 환송하신 김옥희 선배 등 이글을 통해 만나 뵈었던 미주 한인 약사 모든 분들이 보내주신 우정과 사랑에 감사드리고 늘 건강과 가정에 행복이 충만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하면서 만남의 인연이 계속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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