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의약품사용연구소(ISMP)라는 기구가 미국에 있다. 이 기구는 USP와 공동으로 의약품의 잘못된 사용(誤用) 예를 수집하여 인터넷에 게시하여 의사나 약사 등 의료계통의 인사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기관이다. 다음은 최근에 발표된 한 사례다.
병원응급실에 한 환자가 정신이 혼동되고 몹시 혼란하여 공격적인 상태를 보이며 입원했다. 입원하기 전 심한 오심, 구토 그리고 경련증세를 보였다고 한다. 바이러스성 위장염이라는 진단이 우선 붙여졌다.
이 환자의 병력(病歷)을 보니 우울증으로 Wellbutrin(buproprion)을 복용하고 있었다. 입원하기 6주전에 의사는 이 환자가 복용하는 모든 의약품의 성분명을 사용하여 새로 처방을 써주었다. 처방을 약국에서 조제한 다음 그는 새로 조제 받은 성분명의 buproprion을, 상품명으로 된 Wellbutrin과 같이 복용하기 시작했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그는 다른 의사가 추천한 금연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시작했다.
금연보조제로 의사는 Zyban을 처방했고 그는 이 약도 복용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Zyban은 Wellbutrin을 내는 GlaxoSmithKline이 내는 성분명은 같지만 용도가 다른 의약품이다. 결과적으로 이 환자는 똑같은 약을 세 가지나 복용하게 된 셈이다.
Zyban을 처방한 의사는 이 환자가 복용하는 리스트를 받았으나 Zyban과 같은 약인 buproprion을 환자가 복용하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병원 응급실에서도 의사, 간호사, 약사, 그리고 신경과 전문의가 있었으나 이 환자가 같은 종류의 약을 세 가지나 중복하여 복용하여 문제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집어내지 못했다. 결국 3년차 의대생이 이 사실을 알아내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끄집어내었다. 환자는 그동안 buproprion을 하루 600mg씩이나 복용한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치료는 24시간 수액을 놓아줌으로서 간단히 끝날 수 있었다.
이런 예는 약사들이 성분명과 상품명을 잘못 앎으로서 자주 일어나고 있다. ISMP에 의하면 finasteride는 보통 전립선비대증치료에 쓰는 Proscar의 성분명이지만 발모촉진제로서Propercia라는 이름으로 같은 회사인 Merck가 발매하고 있다. Proscar 대신 Propecia를 잘못 주었다고 약사가 알아차렸을 때는 환자는 이 약을 8일째나 복용하고 있었다. Proscar 대신 Propecia를 복용했다고 해서 전혀 다른 약을 먹은 것은 아니나 하나는 5mg이고 다른 하나는 1mg짜리 정제이다.
이같이 성분명이 같은데 상품명이 다르고 전혀 다른 용도로 쓰이는 약의 경우는 또 있다. 예를 들면 fluoxetine은 유명한 항우울제인 Prozac이지만 이제 특허가 오래 전에 끝났다.
이 약품의 제조회사인 Lilly는 fluoxetine의 용도를 개발, 여성들의 월경 전후의 불편한 증세를 경감시켜주는 제품으로 새로 냈다. 이 제품의 상품명은 Sarafem이고 포장단위도 28정씩으로 되어 있다. Sarafem의 처방을 받고 fluoxetine을 28정 조제 해준다고 잘못은 아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까다로운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약사는 언제나 정확한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하고 이를 환자에게 올바르게 전달할 수 있는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