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약지도료의 삭감은 당연한 것이다. 조제료에 포함된 복약지도를 하지 않았으면 복약지도료를 받을 수 없는 것은 두말할 것이 없다.
그러고도 복약지도료를 요구하는 것은 개혁을 요구하는 시대의 정신이나 모든 것이 밝아지고 있는 때에 다만 과거에는 그런 증거를 요구하지 않았는데 그냥 왜 묵인하지 아니하느냐고 요구하는 것과 같은 구 세대의 사고방식이다.
심평원의 근거제시 요구에 약사사회가 복약지도료 삭감대책을 긴급히 마련한다고 야단이다.
그러나 약사사회의 긴급대책은 `복약지도료 대책마련'이 아니라 환자를 상대로 처방을 조제할 때마다 `복약지도'를 어떻게 해주느냐는 대책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면 `복약지도'란 무엇인가?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수 있겠지만 복약지도란 한마디로 처방약을 받은 환자가 그 약을 의사의 지시대로 제대로 알고 복용하는가를 약사가 환자에게 쉬운 말로 설명해주는 것이다. patient counseling이라고도 하는 이 약사의 역할은 최근에 이르러 약사의 중요한 업무로 그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으며 환자가 약을 처방한 대로 복용케 하는 소위 `compliance enhancement'로서 처방약의 부작용 방지나 오·남용을 줄여 나아가서는 의료비의 감소까지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의약분업이 실시된 지 4년이 된 지금까지 복약지도를 모르는 약사는 없을 것이다. 단지 그 역할을 어떤 식으로 했고 그 `증거(evidence)'를 남겼는지를 누구에게나 보여줄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환자 김아무개씨의 모년 모일에 조제해준 처방약에 대해 어떤 복약지도를 해주었고 또 그 증거를 심평원이 요구하든 보건소에서 요구하든 내어 보여 줄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포함되어야 한다.
우선 환자의 성명, 주소, 연령 등 인적사항과 처방약의 명칭과 복용법이 기재된 label을 조제된 약과 함께 환자에게 주어야한다.
그냥 처방약만 주고 “하루에 3번 한알씩 복용하시오”로 그쳐서는 안된다.
또한 복약지도의 핵심은 이 약이 어떤 약이며 어떤 작용을 하며 무슨 치료를 하는지 알려주는 약품정보(drug info)는 가급적 인쇄된 형태로 환자에게 준다.
이런 약품정보는 최근 한국에서도 많이 나와 있다. 그 일례로 `Kerean Drug Index'(약업신문 발행)를 카피해서 쓸 수 있다. 또한 이를 받아 가는 환자들(또는 대리인)은 반드시 그 수령(受領)여부를 서명할 수 있게 해두면 완벽한 증거가 된다.
만약에 복약지도를 받기 싫다거나 전에 복용한 약과 같은 것이어서 필요 없다고 할 경우도 역시 서명을 받아두면 확실한 증거가 된다.
혹시 약사들 중에는 조제를 하나 하는 데 얼마나 많은 일을 약사가 하여야 하는가를 불평하는 분도 있을 줄 아나 바쁜 약국에서는 대부분 보조인력을 이용하고 중요한 복약지도와 사인 받는 정도만 약사가 담당하면 그렇게 많은 분량이 아니다.
이 같은 일을 위해서는 현재의 처방전 양식중에서 사용할 수 있는 부분도 있겠으며 필요한 부분을 개정 해서라도 참고할 수 있다. 그러나 당장 법이나 시행규칙의 개정이 요구되는 사항까지 기다릴 수는 없으며 우선은 약국에서 또는 약사회가 별도로 복약지도 및 처방약 수령장부를 만들어 쓸 수 있다.
컴퓨터를 이용하자는 얘기도 있는 줄 아나 이럴 경우는 처방약 받아 가는 사람의 서명까지 컴퓨터를 쓰자면 아마 더 불편 내지는 많은 비용이 들것이다.
또 한가지는 처방전의 보관을 처방한 날짜를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약국에서 조제해준 순서대로 보관하도록 하고 약사들은 이 번호 (소위 prescription number)에 의해서 처방전을 관리, 보관토록 하도록 권고한다. 이에 관해서는 본란에서도 오래전에 언급한바 있음으로 이번에는 생략한다.
미국의 약국들은 한국의 약사들이 받는 요구사항보다 더 많으며 처방하나 조제해 오면 많은 약품정보를 받아온다. 이와 더불어 약사들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따라서 시간당 임금도 하늘 모르고 높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