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란 무엇인가? 이런 질문에 대하여 최근 보건복지부의 한 전직고위 공무원이 희한한 해답을 내놓았다.
그에 의하면 `조제'란 “정육점에서 고기를 사면서 고기를 써는 것과 같은 것”이고 따라서 `조제료'란 마치 고기 써는 값을 따로 주인에게 내는 것과 같으니 우습다는 식의 주장을 하고 있다.
또 의약분업이 실시되면서 의료행위에 대해서는 정부가 대가를 지불하고 있으나 약사는 의료법상에 규정된 의료법상의 의료인도 아님으로 정부는 약사에게 조제료를 주는 것은 불법이라는 것이다.
이 글은 月刊朝鮮 4월호에 복지부 기획관리실장을 지낸 김종대씨가 기고한 글의 주요내용이다. 그에 의하면 또한 의약분업은 국민 대다수가 불만이고 막대한 국민부담만을 증가시켰으며 그 중의 한 원인은 의료인도 아닌 약사에게 조제료를 지급하는 불법을 저지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단정하고 있다.
그는 또한 의약분업을 실시하면서 약의 조제, 투약은 의료행위 편법으로 규정하였으나 약사는 의료인이 아님으로 분명히 조제, 투약을 할 수 없다는 식의 이상한 결론을 이끌어 내고 있다. 따라서 의약분업 4년동안 약사에게 지급한 돈은 불법임으로 모두 환수하고 불편함만을 입은 국민에게 배상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론으로 그는 의약분업이 중대한 결함을 가지고 시행된 이유 두 가지를 지적하고 있다. 첫째는 의료현실에 대한 충분한 연구와 검토없이 졸속으로 제도를 시행한 점, 둘째로는 정부가 의약단체의 갈등조정에만 몰두하여 국민의 이익은 도외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분은 복지부에 있을 때 의약분업 실시에 반대하다가 면직되었다고 내세우고 있지만 그의 경력을 보면 복지부의 사회보험국장, 의료보험국장, 사회복지실장, 식품의약품안전국장, 기획관리실장 등 주요 보험, 복지관계의 요직을 다 거친 전문가이다.
복지부가 졸속으로 의약분업을 시행했다면 결국은 그가 책임을 지고 있는 중요한 위치에 있었음을 감안하면 스스로 직무를 소홀히 하였다는 얘기가 아닌지?
의약분업은 세계의 거의 모든 문명국가가 선택하고 있는 제도이다. 물론 의약분업이 가장 좋은 제도인가는 토론의 여지가 있다. 더구나 이 제도가 가장 값싼 제도라고 하기에는 많은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해방이후 50년간 체험한 미분업의 상태가 비용은 더 적게 들지는 몰라도 국민에게 가장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의료혜택을 계속 나눠주기에는 문제점이 있다. 그런 점에서 의약분업은 차선책은 된다고 하는 것이 중론이다.
현대의 의료시스템은 날로 발전하고 세분화되어 가는데 의약분업이란 이름 아래 의사들에게는 무한정한 처방권을 부여해놓아 문제가 되고 있다. 이는 의사의 권한을 빼앗는다는 관점에서가 아니라 의사의 진료를 돕고 보조할 수 있다는 개념에서 의약분업의 역사가 오랜 나라들은 약사의 역할을 점점 확대하고 있으며 헬스 케어 시스템에서 의사와 같이 중요한 일원으로서 취급하고 있다. 이는 병원이나 일반 소매약국을 막론하고 약사가 의사의 중요한 협력자로서 인식되고 있음으로 증명되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의사는 의사대로 약사를 그들의 경쟁자로 질시하고 있으며 의료정책의 중요한 위치에 있었던 공무원조차 공정한 입장에서 문제를 보지 못하고 잘못된 자기 입장만을 주장하고 있음은 불행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