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같이 나타났다가 또 혜성같이 몰락한 하워드 딘의 경우는 앞으로 미국에서 대통령으로 출마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연구자료가 될 것이 틀림없다.
버몬트라는 미국 동부지역의 조그만 주에서 주지사를 지낸 딘은 미국 중앙정계에서는 그야말로 무명의 인사나 다름없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아웃사이더였다.
그러나 그는 10명이나 나선 민주당의 예선후보중 압도적인 우승후보로 점쳐졌다.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렸고 선거자금 모금에서도 다른 후보의 추종을 불허했다. 그래서 그는 연방정부의 선거자금은 안 받겠다고 선언했다.
연방정부의 선거자금을 받으면 어느 정도 이상은 쓸 수 없게 발목이 묶이게 되기 때문이다. 작년 연말까지 그는 4천만달러 이상을 모았다. 타임과 뉴스위크 같은 잡지의 표지에 등장,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다.
다른 후보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예선이 진행되면서 그는 또한 다른 후보들로부터 공격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연이은 토론회에서 딘이 집중적으로 다른 후보들의 공격 목표가 되고는 했다.
그래도 그는 지난번 선거에서 부시와 싸워 표를 50만표나 더 받고도 선거인단 표에서 져서 아깝게도 대통령이 못된 고어의 지지를 받았다. 뉴저지주의 상원의원이었던 브래들리의 지지도 받는 등 민주당의 후보는 이미 따 놓은 당상 같았다.
그러나 1월19일 첫 싸움터인 아이오와주에서 예상외의 참패를 당했다. 2등도 못하고 3등을 겨우 했다. 그러나 참패한 후 그가 한 연설은 아마도 그의 정치생명을 묻어버린 유명한(?) 연설이 되었다.
그의 선거운동원들과 전국으로 중계된 TV방송에서 그는 아이오와에서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오클라호마, 위스컨신, 테네시… 등등 주의 예선에 참여하고 마침내는 화이트하우스에 갈 것이라며 선언했다.
그런데 그의 연설은 마치 호랑이가 성내는 것 같은 모습이었고 괴성(怪聲)을 질러가며 마감했다. 그의 넥타이는 풀어졌고 셔츠는 팔목까지 올려져 있었다. 이 모습은 되풀이되면서 TV에 방송되었다. 이를 본 사람들에게 딘 후보는 울분을 삭이지 못하는 감정처리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낙인이 찍혀버렸다.
저렇게 울분을 처리 못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되겠는가 하는 의문이 지워지지 않았고 그후 그의 이웃인 뉴햄프셔주에서도 이기지 못했고, 지금까지 17개 주에서 예선이 치러졌지만 그는 한 곳에서도 이기지를 못했다.
10명이나 되던 후보들도 줄어들어 이젠 4명밖에 남지 않았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후원을 받는다는 소문이던 4성장군 출신 클라크도 오클라호마주에서 이기지 못하자 후보를 사퇴했고 자기 옆 주에서 이기지 못한 게파트도, 뉴햄프셔주에서 많은 시간과 돈을 썼던 리버만도 기권을 해버리고 말았다.
17개 주 가운데 15개 주에서 1등을 한 케리는 오는 화요일에 있을 예선에서 이기면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서 거의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현직인 부시와의 격전 상대가 된다. 뉴욕, 캘리포니아, 오하이오주 등 인구가 많은 주가 이번에 포함되기 때문에 이번에 이기면 스톱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화요일은 `Super Tuesday'라고도 불린다. 하여튼 하워드 딘의 흥망성쇠는 화려한 미국의 정치사에 또 하나의 흥미거리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두고두고 정치학자들의 연구과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