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미국에는 독감 비상령이 내려졌다. 서부에서부터 시작된 독감은 이미 거의 모든 주(州)에 퍼지고 있고 콜로라도주 같은 곳에서는 어린애만 10여명이 독감으로 사망했다는 보도다.
병원에는 독감 예방주사를 맞으려는 사람들로 북적대고 있다. 그런데 안타까운 일은 예방주사가 바닥나 원하는 사람들에게 다 돌아가지 못한다.
65세 이상의 노인, 만성질병 예를 들면 당뇨병, 천식, 심장병을 가진환자나 4세 이하의 어린이 또는 독감환자와 접촉이 많은 의료기관 종사원 등은 우선적으로 맞으라고 질병통제국(CDC)에서는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금년의 예방주사는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이유는 독감은 매년 유행하는 원인균이 다르다. 따라서 매년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
금년에는 파나마A, 뉴칼레도니아A, 홍콩B 등 3종의 균종이 유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막상 금년의 독감은 퓨젠(福建)A라는 신종(新種)이어서 예측이 빗나갔다.
그래도 전문가들이 예방주사를 맞으라고 권고하는 이유는 퓨젠A가 파나마A의 변종이어서 다소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예방주사가 모자라고 있는 것은 금년에 8천만명 분의 예방주사를 만들었는데 갑자기 독감이 본격적인 겨울도 되기 전에 유행되어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독감 예방주사는 매년 봄에 세계보건기구(WHO)가 균종을 결정하면 이에따라 제조하는데 균종을 배양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 급하게 만들 수도 없다.
독감은 세계적으로 크게 유행하여 많은 생명을 앗아갔다. 유명한 것이 1918년 유럽을 중심으로 퍼진 Spainish flu인데 무려 3천만명이 사망했다고 기록되고 있다. 가히 살인(殺人)독감이란 말을 들을 만하다.
1957년 Asian flu, 1968년 홍콩 flu가 많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아 갔고, 1976년에는 독감이 돼지에서 유래했다고 하여 swine flu라는 이름이 붙어졌다. 70년대에는 독감의 소위 주기(週期)설이 널리 퍼져 10년이나 12년을 주기로 독감이 대유행한다고 했었다.
실제로 1976년 미국에서 대유행에 대비하여 전 국민이 예방접종하여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와 많은 사람이 예방주사를 맞았으나 대유행은 다행스럽게도 불발이 되고 말았다. 대신 예방주사를 맞은 사람들중 근무력증이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서 화제가 되었다. 이 부작용은 극히 드물게 일어났으나 결과적으로 70년대에 25개나 되었던 미국의 독감예방주사약 생산업체가 2개만 남는 직접적 원인이 되었다.
대부분의 업체가 부작용으로 소송을 당했거나 소송의 위협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은 예방주사 생산을 포기한 것이다. 따라서 독감 예방주사 가격도 훨씬 높아져 금년에는 주사한방의 가격이 8달러내지 9달러나 된다.
제조업체로서는 독감이 유행하지 않는 해는 많은 양을 버려야하고 또 있을 지도 모르는 부작용으로 인한 소송에 대비하는 거액의 product liability insurance를 가져야 하니까 값이 올라가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독감을 예방하는 방법은 없는가? 전문가들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가지 말고 손을 자주 씻고 방안의 공기를 자주 바꿔주라고 권고하고 있다.
독감의 증세가 나타나면 대증요법밖에는 별 신통한 방법이 없다. 그러나 건강한 사람들은 지나치게 우려하지 않아도된다. 뉴질랜드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처음 발견된 퓨젠A 바이러스가 이번에는 얼마나 맹위(猛威)를 떨칠지는 아직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