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성(약학박사)
·대한약학괴 개국약학 분과학회장
`병과 약'에 대한 새로운 개념 정립
의약사 함께 가야 국민신뢰 얻을 수 있어
2002년 150주년 총회는 팬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개최되었는데 금년 총회는 남동부의 항구도시 뉴올리언즈에서 성대하게 치뤄졌다. 수 천명에 달하는 회원들이 총회에 참석하여 성황을 이루고 있는 데에는 새로운 정보와 지식함양이라는 목적도 있겠지만 Continuing Education(CE) 학점을 따기 위한 연례회의도 있다는 것이 주최측의 설명이다. 분야별로 강의실마다 초만원을 이루며 상호 질의응답을 통해 실력을 쌓아 가는 그들의 진지함에 부러움을 느꼈다.
총회의 핵심은 `병과 약'에 대한 약사로서의 새로운 개념을 정립함이었다.
약사회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집행부 임원, 특히 회를 대표하는 회장의 임무수행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몇 천명의 인원을 수용하는 대강당에서 개회식을 진행하는데 사회자나 원고가 없이도 매끄럽게 회의를 진행한다.
예를 든다면 작년 한 해 동안 약사회를 빛낸 인물들에게 약사회가 상을 수여하는데 각주에서 올라온 수상자의 이름과 그들의 업적까지 일일이 열거하며 회의의 분위기를 고조시켰고 `American Pharmaceutical Association에서 American Pharmacist Association'으로 명칭을 바꾸어야 한다는 당위성, 수십년을 사용한 약사회의 로고를 개정하게된 동기, 5일간 진행되는 회의의 프로그램 등을 소상히 설명하는 모습에 그저 감탄스러울 뿐이었다.
총회의 순서를 마치고 나자 회장은 곧바로 Expo장으로 달려가 미국약사회가 운영하는 부스에서 가운을 걸치고 세일즈맨으로 역할을 담당했다. 우리약사회와 비교해 볼 때 참으로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장면이었다.
3월의 뉴올리언즈시는 햇빛이 따사로운 깨끗하고 평화로운 도시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초여름인양 낮에는 반바지와 비키니를 입은 사람들이 많고 밤에는 서늘하여 긴 팔을 입어야 하는 심한 일교차를 보인다.
비가 오는 날은 우리나라에서 장마철에 장대비가 오는 것처럼 무서운 바람과 함께 비가 쏟아지는데 사람들은 금방 방한복 차림으로 변한다.
넓고 큰 미시시피강이 대서양으로 흘러가는 아름다운 항구도시이기 때문에 강을 따라 크고작은 선박들과 유람선이 지나간다.
미국인 특유의 크고 웅장한 컨벤션센터를 중심으로 무역센타, 금융기관, 상가들이 줄을 지어 서있다.
유색인종이 많은 이유는 끝없이 펼쳐지는 평야에서 농사짓고 추수하는데 일손이 부족한 까닭에 아프리카에서 노예로 끌려온 선조들 때문이 아닐까?
옛날 옛날에 이곳 흑인노예 시장에서 한 가족이 뿔뿔이 헤어지며 절규하는 흑인들을 바라보며 노예해방을 결심했다는 링컨대통령, 바다보다 낮은 땅에 뚝을 쌓아올려 아름다운 항구도시로 만들었다는 뉴올리언즈. 재즈의 고장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날렸던 루이 암스트롱이 있고 그 이름을 딴 아름다운 공원이 있는 곳, 밤에만 이루어지는 환락가의 스토리들은 이방인 특히 나이들은 사람들에겐 세대차를 느끼게 한다.
여러번 미국이라는 나라를 방문하여 자신감을 갖고 있던 터에 시내버스도 타보고 지하철도 탔으며 또 변두리의 풍경도 구경할 만큼 배짱 좋은 사람으로 변해있는 스스로가 놀랍기도 하다.
뉴올리언즈에는 Xavier 약학대학(University of Louisiana)이 있는데 여느 미국대학처럼 교외에 대학촌을 이루고 있었으며 활기찬 그들의 모습에서 미국의 미래를 볼 수 있는 것은 나만의 부러움이 아닐 것이다.
Tulane의과대학을 방문하였을 때는 첫 졸업생들의 전체 사진을 위시하여 매년 졸업하는 학생들의 사진을 벽면에 걸어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구내 서점에서 임상에 대한 브로셔와 팜플릿을 구입했고 의약의 발달사가 있는 약학 박물관을 찾아보지 못했음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총회 후 회장이 가운입고 세일즈 인상적
약사·약사회·정부 변해야 `깊은 잠' 깨길
총회가 개최되는 동안 열린 박람회에서는 약학에 관계되는 서적을 구입하면서 너무나 빠르게 변하는 의약발달에 어깨가 무거워짐을 느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새벽강의는 7시부터 9시까지이고 본 강의는 9시부터 5시까지 연일 계속된다.
수많은 제약회사와 국내 약학대학에서 학교를 PR하는 부스며 풍성한 물품공세는 부를 누리는 그들만의 생각에서 나오는 여유에 수긍이 갔다.
이번 학회에서 나는 Remington Award Reception에 초대를 받았다. 영화에서나 보았던 미국 상류사회의 파티를 직접 체험하면서 또 다른 세계에 온 것에 감사할 뿐이다.
역대 레밍턴상을 받은 사람들이 목에 수상 레이스를 걸고 만찬객들 사이 사이에 앉아 정담을 나누고 칠팔백명이나 될까하는 많은 사람들 중에 유색인종은 10명 미만의 사람들이 있으니 짐작할만한 파티 분위기가 아니겠는가?
매년 참석해보는 세계 약학자회의에서 느끼는 나의 심정은 변화하는 세계에 우리는 얼마나 다가서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세상이 변하고 있는 것에 빠른 대처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의 우리들의 위치는 어떠한가? 그저 안타깝고 부러울 뿐이다.
필자가 느끼는 것, 보았던 것, 소망하는 것은 그들을 따라잡을 수 있는 방법을 익혀 한국 국민 속에 약사로써의 확고한 위치를 점령하는 것이라 생각함인데 현실이 답답할 뿐이다.
미국의 약사들은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순위가 계속 톱 클래스에 있다는 사실이 우리들도 배울점이다.
내가 변하고 약국도 변하고 약사회도 변하고 약학대학도 정부도 변해야 발전할 일일텐데 깊은 잠에 빠져있는 듯한 현실이 안타까움으로 남는다.
현재 보건행정이 바뀌어야 한다.
진보는 제도를 바꿔야 하는데 그곳엔 땀과 눈물이 있어야 한다. 누누이 이야기하는 우리들의 이야기 중 약학대학 연한 연장만 하더라도 그렇고 의료인문제, 약사면허 갱신을 통한 지속적인 교육 문제며 약사 국가고시 등은 미래의 약학 발전을 위해 국민의 건강과 증진을 위해 의약사가 손잡고 나가야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음을 확신한다.
3월28일부터 4월2일까지 약 1주일간의 뉴올리언즈 총회를 마치고 송별파티를 마지막으로 모든 순서를 마쳤다.
내년의 시애틀 총회를 기약하면서 나는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또 큰 바램을 가지면서 긴긴 여정을 마쳤다.
위스콘주에서 발원하는 미시시피강 물처럼 끝없이 흘러옴과 광활한 평야, 무진장 쌓여있을 것만 같은 자원, 그리고 부강한 나라, 기회의 나라, 그들의 세상을 나의 조국에 심어야 하는 나라사랑과 국민 건강을 생각하면서 약사로써 큰 책무를 가지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