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대 정원 증원은 재앙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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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수정 2009-07-18 01:44
▲ 이찬욱 <강남구약사회 총무위원장>

복지부가 약대정원을 390명 증원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20개 약학대학 1,210명의 입학정원이 1,600명으로 늘어난다는 이야기다.

개국가의 반응도 엇갈린다. 약사 배출이 늘어나면 근무약사 수가 늘어나 인건비가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과 약사수가 늘어나면 약국수 증가로 이어져 기존 약국에 경제적인 타격을 주지 않을까하는 우려감이 교차하고 있다.

복지부의 이번 발표에 대해 약학대학협의회는 약대 6년제를 맞아 시설투자와 더 좋은 교육환경을 위해서는 현재의 30~40명 정원으로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약대도 대학의 많은 학과중 하나일 뿐인데 약대만을 위해서 학교에서 투자를 하려면 그만큼의 등록금 수입이 창출되어야 할 것이다. 병원약사회도 임상 실습을 마친 6년제 출신 약사가 많이 지원하게 되면 병원약사의 위상과 대우가 개선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약대 6년제 시대를 앞두고 약대 정원 증원이 이런 기대감을 충족 시켜줄 해법이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우리는 등록금 천만 원 시대에 살고 있다. 6년제가 되면 연간 등록금이 이천만원 정도 되지 않을까 예상하는 이들도 있다.

약대협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약대 6년제 교육을 위해 시설투자와 교수인력 보강에 30~40명 정원 학교에서 1명당 연간 이천만 원의 등록금 수입으로 질 높은 교육이 어렵다면 차라리 여건이 되는 다른 학교에 약대정원을 넘기는 게 옳지 않을까 생각한다.

약대협의 속내는 약대 6년제로 인한 신규 교수인력 채용으로 교수인력의 과포화를 정원 증원으로 해결하려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든다.

약대를 지망하는 학생 학부모 입장에서 보자면 약대 6년제 시대에 6년이라는 시간과 엄청난 학비를 투자해 약대를 졸업하고 약사가 되면 그만큼의 기대치가 생긴다. 졸업한 약사가 그 만큼의 수입이 보장되지 못한다면 과연 누가 약대를 지원하려 하겠는가?

결국 문제의 해법은 약대 정원 증원이 아닌 것이다. 6년제 출신 약사가 졸업 후 어느 분야로 진출하느냐는 지극히 경제적인 논리이기 때문이다.

병원약사의 대우가 좋다면 병원약사를 선호하게 될 것이다. 제약회사의 주5일제 시행으로 근무여건이 좋아지자 오히려 제약회사 취업을 선호한다는 소식도 있다. 그러나 병원이나 제약회사에서도 6년제 출신 약사에게 더 많은 급여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면 6년제 출신 약사의 지원이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

의약분업 이후에 약국 수는 꾸준히 증가했다. 그럼에도 경제적인 이유로 신규약사들이 개국을 선호해 약국수가 증가한다면 결국 의약품 과소비를 조장해 국민 의료비 지출만 늘게 할 것이다. 결국 약사와 국민 모두에게 약대 정원 증원은 재앙이 될 것이다.

복지부는 약대증원 정원을 결정할 때 이러한 모든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약사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면 객관적인 데이터와 적정 인력을 산출해 증원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복지부는 약사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경제를 위해 약대 정원 증원을 재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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