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약품도매협회 류충열 정책고문지금 의약업계가 침울하다.
지난 4월1일 밤 KBS TV의 소비자고발 ‘충격! 베이비파우더에서 방송한 석면검출’ 후폭풍이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석면 베이비파우더’에서 발화된 불씨가 삽시간에 ‘석면 화장품’과 ‘석면 의약품’ 등으로 옮겨 붙어 의약업계를 활활 불태우고 있다.
관계 당국이 이제까지 아무런 문제를 삼지 않다가, TV방송이 나간 후 4월9일 갑자기 120개 제약사의 1,122개 의약품에 석면이 함유되었으니 유통을 금지하고 회수하라는 불호령을 시작으로 하루가 멀다 하고 2~3건씩 석면탤크 의약품 관련 추가 지
시 및 수정 공문 등을 토해내고 있다.
거두절미하고 아무런 죄가 없는 국민과 의약품 도소매유통기관들의 불만과 고통은 이만저만 심각한 게 아니다.
필자는 이번 석면탤크 사태와 유사한 종전의 멜라민 분유, 생쥐머리 새우깡, 기생충 알 김치 그리고 멀게는 공업용우지 라면 파동 등까지 갖가지 파문을 잊지 않고 있다.
왜 이러한 유사한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되는 것일까?
이유는 명료하다. 식품 의약품에 대한 위험 요인을 사전에 예방하지 못하고 일이 터져서야 갈팡질팡 대책을 강구하는 행정 습관과 제조 ? 수입업자의 자율적인 안전관리 시스템 부재 때문이다.
이번 석면 의약품의 경우를 보더라도, 식약청은 2004년 연구용역보고서를 통해 석면탤크의 위험성을 인지했으면, 선진 외국보다 때는 늦었지만 그때부터라도 당연히 의약품 ?화장품 등에 석면 관련 안전기준을 미리 정해 놓았어야 했다.
또한, 탤크 중 석면이 함유될 수도 있다는 사실과 그 위험성을 이미 잘 알고 있을 제약업자는 당국의 탤크 안전기준 설정 여부와 관계없이 탤크에 대해 자체 시험을 해보고 석면이 함유되었으면 의약품을 생산 또는 출고하지 말았어야 했다.
이와 같은 석면탤크 파문과 같은 유사한 문제가 앞으로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먼저 관계 당국이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식 행정 습관에서 과감하게 탈피해야 한다.
정부 당국은 수십 수백 대 일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들어간 아주 수준 높은 우수한 인재들이 근무하는 곳이다.
식약청만 하더라도 직원 중 절대다수인 3분의2가 석사학위 소지자며 식품 의약품 박사만도 300명이 넘는다 한다.
이러한 전문가들이라면 적어도 의약품에 관한한 각종 위험 요인에 대해 분명 사전에 숙지하고 있을 터이고 또한 조금만 노력한다면 이에 대한 사전 예방 대책과 필요한 관리기준 등을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들이라는 것을 추호도 의심치 않는다.
반드시 그렇게 해 주시기 바란다.
다음, 제약회사(수입업자)의 경우 의약품 안전에 관한한 정부 당국의 행정기준 설정 여부와 관계없이 국민 보건에 책임을 다한다는 의약품 전문 제조업자로서의 윤리의식과 사명감을 가지고 자사가 생산 또는 수입하는 각종 의약품의 위험요인에 대해 자체 안전 기준과 관리 시스템을 설정하여 제조관리 해 주어야 한다.
일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는 제약회사(수입업자)들은 혹여 정부 당국의 안전 기준 미비를 기회삼아 더 이상 역이용하거나 안전 문제 발생의 구실로 삼아서는 안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