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효정<식약청 약무사무관>'이론과 실제'. 몇 년 전 느지막이 사회복지대학원에 다닐 때 접한 한 교과서의 제목이다. 제목을 처음 봤을 때 묘한 기분이 느껴졌다. 내가 배운 자연과학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자연과학에선 O,X 즉 맞거나 틀리거나 둘 중의 하나니까.
하지만 사회과학 계열인 사회복지에서는 교과서적인 이론은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꼭 그렇게 전개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고 가르치는 것이었다. 또한 사회복지에서는 대체로 교과목에서 사례 위주의 교육방법이 많았었다.
왜 그럴까...곰곰히 생각해 보니 사회복지의 대상이 사람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교육 이론은 정립되어 있지만, 그것을 넘어 너무나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삶을 적용 대상으로 하다 보면 이론과 합치하지 않거나 이론에는 반영하기 어려운 현실적 간극이 많이 존재할 것이라고 수긍이 됐다.
법을 집행하면서 자주 고민하는 부분이 이것이다. 법은 이론이다. 누구나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거나 그렇게 하지 않기로 할 필요가 있는 내용을 정해 놓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대로 지키기 어려운 특수한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고 본다.(그러면 법이 잘못된 게 아니냐고 항변하겠지만, 법은 잘못되지 않았지만 그런 경우도 있다.)
하지만 행정의 기본원칙에서 중요시되는 일관성, 형평성 측면에서 그것을 선별하여 적용하기는 어렵다.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사실 법에서도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선별적 적용을 위해 공무원의 재량권을 인정하는 부분이 상당히 있어 보인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선별적 적용을 한 공무원은 너무 고달프다. 공무원이 그렇게 한 이유는 딱 하나, '부정한 커넥션'이 있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렇듯 나는 항상 이 '이론과 실제'라는 용어가 일을 하면서 머리에서 떠나지 않고, 마음의 갈등을 일으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론과 실제' 두 가지의 조건을 충족하는 행정을 위해 오늘도 고민과 고민을 거듭하며 올바른 말과 행동을 위해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