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효정<식약청 약무사무관>지난 토요일 아는 동생의 결혼식에 다녀왔다. ‘아는 동생’이라는 표현이 두 사람 사이의 친밀감이 어느 정도인지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7년 전 잠시 어떤 ‘이벤트’를 함께 한 사이이다.
2001년 겨울이었으리라...당시 나를 포함해 5명이 모여 ‘아이핸디캡(ihandicap)’이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구성원도 참 재미있게 형성됐다. 나, 나의 초등학교 동창, 그의 대학 친구, 또 이 대학 친구의 후배(이 후배가 결혼), 내가 아는 볼런티어 이렇게 5명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IT 기술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프로그래머, 웹디자이너, 정보기획 등등..
우리는 장애인들이 복지제도 등 다양한 정보를 쉽게 알 수 있도록 모임의 명칭과 동일한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어 운영하기로 했다.
본업 외에 볼런티어 성격으로 하는 거라 컴퓨터 구입 등 장비 마련에 필요한 돈은 일인당 조금씩 냈고, 그 외 지속적으로 드는 서버 사용료 등의 운영비는 모임의 정기 회비로 충당했으며, 사무실은 우리 집의 작은 방이었다.
이후 인터넷 사이트는 완성돼 잘 운영됐고, 얼마 후 내 친구가 또 하나의 아이디어를 냈다. 내 친구는 축구광이다. 지방에서 K리그를 구경하러 전국을 찾아다닐 정도이다.
그 아이디어는 다름 아닌 2002년도 한·일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며 장애인들이 손으로 타는 사이클인 ‘핸드사이클 전국 일주’라는 독특한 이벤트를 열자는 것이었다.
실제로 우리는 대구 월드컵 경기장을 출발점으로 울산, 부산, 제주, 광주, 대전을 거쳐 서울까지 각 월드컵 경기장에서 다음 월드컵 경기장까지 구간별로 수십 킬로미터를 정해 핸드사이클을 타고 총 500여 Km를 달렸다. 다행히 우리의 이벤트는 훌륭한 후원자도 합류해 대단히 성공적이었다.
우리가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마치 큰 사업이라도 성공한 듯한 거대한 성취감과 보람이었다.
우리 구성원들은 모두 나름대로 뜻을 성취했다. 동생들은 바라던 특수학교 교사가 되었고, 그의 남편도 이번에 특수교육학 전임 교수로 발령을 받았다는 기쁜 소식도 들었다. 이럴 때 제일 감사하고 행복하다. 선의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작은 행복들을 받으며 살게 될 때 말이다. 물론 작은 복이라도 바라고 한 것은 결코 아니다. 단지 선의와 행운이 함께 함으로써 선의가 선의를 낳는 사회적 연쇄반응이 형성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큰 변화 없는 일상 속에서 무료함에 몸부림쳐 질 때 내가 가진 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찾아, 그들을 위해 작은 이벤트를 생각해 봄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