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와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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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수정 2008-09-03 16:11
▲ 정시련 (영남대학교 명예교수, 와인교육)

독도 문제로 한창 기분이 언짢은 때에 소주의 위상이 국제지식 무대에 당당하게 등장하게 된 것은 자못 흐뭇한 일이다. 우리나라 국민 술이라 할 만한 소주(Soju)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의 Webster 사전회사에서 1898년부터 출판되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학생용 영어사전(Collegiate Dictionary)' 최신판에 "쌀로 증류한 한국의 술로 보드카와 유사한 것"이란 내용으로 추가 수록되었다는 최근의 보도가 있었다(7일 AP통신). 우리나라 발음 그대로 소주가 전 세계의 공부하는 젊은이들에게 소개될 수 있게 되었으니 기쁘기 그지없다.

소주(燒酒)는 원래 곡주 등의 양조주(釀造酒)를 증류(蒸溜)하여 이슬처럼 받아내는 술로서 노주(露酒), 화주(火酒), 백주(白酒), 기주(氣酒)라고도 하며 시대와 지방에 따라 다른 여러 가지 토속어로 불리어 왔다.

증류주는 페르시아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며 이어 중국의 원(元)나라를 거쳐 한반도에는 14세기 무렵인 고려 때부터 전파되어 재래주와 더불어 보급 되었다 한다.

술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처음에는 약용으로 사용되었고 값도 비쌌다. 본래 곡식으로 만들었는데, 찹쌀이나 멥쌀 등 재료에 따라 찹쌀소주, 멥쌀소주라고 한다.

정월(正月) 해일(亥日)에 빚어 세 번 재료를 추가해서 익힌 후에 증류시킨 것을 삼해주(三亥酒)라고 한다. 조선 중기 이후 노주가 널리 알려졌는데, 일차적으로 빚은 술 즉 밑술을 고아서 발생하는 증기가 이슬같이 내리게 받아낸 술이란 뜻이다.  또 소주에 넣는 약재에 따라서 감로주, 구기주, 매실주 등이 있어 애용되고 있다.
 
세월이 흘러 지금은 양조주를 증류해 만드는 증류식 소주는 安東燒酒와 같이 특히 제한된 숫자에 불과하고 대부분 에칠 알코올 희석주가 보급되는 실정이고, 알코올 도수도 예보다는 낮아지면서 우리 국민들이 가장 쉽게 그리고 즐겨 마시는 국민주가 되었다.
  
한편, 근래 우리나라에서는 와인의 수요가 증가되면서 소주와 와인이 여러 가지로 비교되기도 한다. 그러나 와인과 소주는 본질적으로 비교될 수 없는 술이다. 원래 '와인이란 단 한 방울의 물도, 한줌의 설탕도 첨가하지 않는 100% 포도로만 만들어 진 술'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역사 또한 소주와는 비교되지 않게 7000여년 이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므로 곡류 등의 원료에다 물과 효모를 혼합하여 발효시켜 얻는 여타의 술들과는 크게 구별된다. 따라서 와인은 술중에서도 아주 특별한 술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와인이 좋다고는 하나 어떤 지역의 특산 술은 그대로 발전되어 오고 있고 또 발전시켜야 한다.

예를 들면 스코틀랜드의 위스키(Whisky), 멕시코의 데킬라(Tequila), 소련의 보드카(Vodka), 프랑스의 칼바도스(Calvados), 중국의 고량주(高粱酒), 일본의 사케(Sake), 카리브 연안 도서에서 만들어지는 유명한 럼(Rum)주 등이 그러한 것처럼 소주(Soju)도 우리나라 술로 계속 발전 되어 가야한다.

앞으로 더 좋은 소주를 계발하여 국제무대에서 호평을 받도록 하는 것은 소주 업계의 할 일이지만 이를 위해서 소비자들의 관심과 사랑 또한 더욱 절실하다.
  
이제 세계인 누구나 일회성 또는 호기심으로 한두 번 마셔보는 술로서의 소주가 아니라 진정으로 사람의 마음과 영혼을 달래주고 감동을 주는 느낌 있는 술이 되려면 국제화의 감각에 앞서가는 마인드를 소주 제조에도 적용해야 한다. 음식문화와 음주문화 역시 한없이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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