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훈<서울대학교 약학대학 교수>요즘 광우병에 대한 논란으로 나라가 온통 홍역을 치루고 있다.
물론 개인적으로 광우병 전문가는 아니지만 소위 인간의 건강을 지키고자 과학자의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인간 지식과 과학의 한계성에 대한 무력감을 금할 길이 없다.
할 수만 있다면 정치적 해법 아닌 과학적인 방법으로 걱정하는 국민들에게 속시원하게 해결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나 간절하다.
그러나 현재 “광우병” 연구에 대하여 노벨상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대한 속 시원한 해결이 아직은 없으니 난들 어쩌랴?
비단 광우병만 그렇겠는가? 현재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암, 당뇨, 치매 등 각종 난치성 성인 질환들, 환경오염과 스트레스로 인한 알러지, 아토피의 증가, 조류독감등 인수공통전염병의 위협, 항생제내성 슈퍼박테리아들의 등장 등, 이러한 위협들 앞에 현대의 첨단 과학은 아직도 속시원한 해법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요즈음은 이러한 한계성 앞에 차라리 모른 척하고 연구자의 길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들곤 한다.
게다가 최근 들어서는 정책입안자들과 산업계,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바이오나 제약산업은 너무나 복잡하고 어려워 투자할 만한 일이 되지 못한다고 하는 소리도 들리고 있다.
IT, 조선, 자동차가 이만큼을 벌고 있는 데 생명공학은 그 동안 뭐하고 있었는가? 하는 질책의 소리도 들리고 실용적인 측면에서 고려할 때 같은 노력을 잘나가고 있는 다른 산업에 투자한다면 더 효율적으로 돈을 벌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논리도 들린다.
만약 신약개발 사업이 정말로 돈이 되지 않는 사업이고 모두 버블이라면 오늘 이 시간에도 수많은 바이오 재벌이 형성되고 수많은 신약들이 파이프라인에 장착되어 때를 기다리고 있는 미국의 상황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차이는 한가지이다.
그것은 과학을 이해하는 문화이다.
그들은 1970년 이후 우리 연구비의 약 100배에 가까운 비용을 30년 이상 투자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아직도 성공하는 과제보다는 실패하는 프로젝트가 더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