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와인 값, 왜 비싸만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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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수정 2008-04-10 07:52
▲ 정시련 (영남대학교 와인교육 명예교수)

우리나라의 와인 값은 세계 어떤 나라 보다 비싸고 반면 선택의 다양성은 적다. 

와인이 우리나라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계기는 1988년 올림픽이라 할 수 있고 그로부터 10수년 뒤 2002년 월드컵 경기가 있은 후로 한국의 브랜드가 국제적으로 높아져 가며 글로벌 시대가 전개되고, 더욱 와인은 건강에 좋다는 맹목적 사고마저 편승하여 와인은 더 이상 먼 나라의 술이 아니라 우리도 즐기게 되면서 와인의 열기가 고조되어만 가고 있다.

그러니 소비수요를 충족하려는 과정에서 그 가격 상승은 너무나 당연한 현실이라 하겠지만 그래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와인 값이 세계 어느 나라 보다 높고 점점 비싸지는 요인은 여러 가지로 많다.

무엇보다 우선 우리나라는 양조용 포도나무가 자라는 '떼루아르'(terroir)가 적절치 못하므로 국산와인은 생산이 어려운데다 주요 와인 생산국들은 하나같이 모두 멀리 위치해 있으니 물류비용이 엄청나 원가가 상승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유럽의 와인 생산국들은 와인의 과잉생산을 우려해 포도재배와 와인생산을 통제하기도 하고, 저급 와인은 알코올 원료로 사용해버리는 조치들을 감행하는 등 가격 안정을 시도하므로 수입의존의 다른 소비국에서는 늘 가격상승이 뒤따르게 된다.

더욱 우리나라는 수입과정에서 부과되는 세금의 종류가 많고 높은 편에다 수입된 후 유통과정도 까다롭고 복잡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래 국민소득의 증대와 국제화시대에 부응하여 '문화적 충족현상'의 하나로 와인을 소비하는 계층이 넓게 확산되면서 그 수요는 폭발하는 추세이다.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지난해 우리나라의 와인 수입금액은 총 1억4천3백만 달러로 2006년에 비해 61.9% 증가하였고 이는 최근 5년 새 가장 급상승한 현실이 이를 입증한다.

또 하나 큰 요인으로 우리나라는 주변국가의 사정에 민감하게 영향 받는다는 점이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이 문화적으로 국제적으로 크게 변화한 계기의 하나였다면 현재 이웃의 거대한 나라 중국의 상황은 바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그러하다고 하겠다.

베이징에서는 지금 8월의 올림픽을 눈앞에 두고 유명호텔들은 명품와인 또는 고급와인의 확보에 혈안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2005년에 중국과 한국의 와인수입금액은 별 차이 없이 약 7,500만 달러와 6,590만 달러였으나 2007년에는 약 2억6천만 달러와 1억4천만 달러로 큰 차이를 보였는바 이것은 비단 베이징 올림픽 영향 뿐 만아니라 중국의 많은 부자들이 이제 명품와인에 눈을 뜨게 되었으며 또 많은 중국 사람들이 와인을 즐기기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껏 아시아의 와인시장이 일본, 한국, 싱가폴, 홍콩 등지로부터 거대 중국으로 옮겨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처럼 중국으로 와인이 집중되니 한국의 와인가격은 상승될 수밖에 없다.
  
와인이 이제 우리들 곁에서 떠날 수 없는 알코올음료라면 그 가격도 국제수준으로 보아 적정하여야한다.

와인의 값이 저렴해 지려면 수입과정에서 부과되는 세금의 종류와 세액 조정이 필수적일 것이고, 다음으로 유럽연합(EU)국가나 호주나 미국 등과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채결은 물론이고, 이어서 유통구조의 개선이 뒤따라야 하겠다.

또 우리 국민들의 의식변화 즉 '값비싼 와인이 좋다'는 고가와인 선호 사고의 변화도 필요하다.

그러므로 와인의 올바른 이해와 와인문화의 지식습득도 필요하다. 끝으로, 와인이나 술을 애용하되 마구 마셔대는 음주문화의 개선이 필요하다.

"와인은 취하려 마시는 게 아니라 즐기기 위해 마시는 것"임을 인식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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