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창보 <시민건강증진연구소 소장>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이후 각 부처별로 보고를 받으며 정식 업무를 시작하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도 부처별 보고와 함께 주요한 정책 방향을 밝힌 바 있지만, 이명박 정부의 출범과 함께 정부조직 개편에 따른 새로운 부처의 장관이 임명된 이후 보다 구체적인 정책이 제시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국민들이 이명박 정부에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은 초미의 관심이 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지난 10일 기획재정부가 대통령에게 보고한 '7% 성장능력을 갖춘 경제'라는 제목의 '2008년 실천계획'은 전체적인 이명박 정부의 성격을 그대로 반영한 결과라고 보인다.
그러나 한 가지 우려스러운 지점은 이명박 정부가 경제성장을 위해 국민의 건강할 권리,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권리 정도는 국민들이 좀 참아도 될 문제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성장을 위한 기획재정부의 계획서 안에는 의료서비스 산업화를 적극 추진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기획재정부는 경기회복과 경상수지 흑자를 위해 영리의료법인을 도입하고 민간의료보험을 활성화하는 등 규제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여러 시민사회단체들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팔아 경제성장을 하자는 것이냐'는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여기서 구체적으로 짚어 보아야 할 것이 있다. 먼저 이와 같이 국민의 건강권과 의료이용권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정책을 보건복지가족부도 아닌 경제부처가 주도적으로 내놓았다는 점이다.
경제부처가 밝힌 영리의료법인 도입과 민간의료보험 활성화, 그리고 이를 위한 국민건강보험의 정보를 이윤추구를 위해 사업하는 민간보험회사에 넘길 수도 있다는 식의 사고는 '경제성장'이라는 지상목표에 사로잡힌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만일 영리의료법인을 도입할 경우 의료서비스를 돈벌이 수단화하는 경향을 더욱 강하게 할 것이어서 의료서비스의 상업화를 부추기며, 마찬가지로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민간보험회사와 결탁하게 되면 대단히 상업적인 의료체계가 성립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처럼 공공병원이 취약하고 민간병원이 중심을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는 가난한 자들이 의료서비스 이용에 있어서 차별을 받게 될 수밖에 없으며, 그 결과 건강불평등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이와 같은 문제는 결국 '경기회복과 경제성장'을 먼저 고려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순리대로 풀어야 한다. 방법은 있다.
만일 이명박 정부가 국민의 건강할 권리를 보장하면서도 한편에서 경기회복을 이루고 싶다면, 가장 효율적인 보험시스템인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과감히 줄여야 한다. 그렇게 되면 건강불평등이 해소될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이 사회적 임금으로 작동하여 국민소득 향상과 경기회복에 긍정적인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다.
국민들은 당장 눈앞의 성과를 위해 물가인상을 감내하거나 건강불평등을 무시할 만큼 바보가 아니다. 단기간의 성과보다는 튼튼한 사회안전망 위에서 꾸준한 발전을 기대한다. 이명박 정부의 첫발, 국민들은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