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료 인상 "티와 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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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건강보험팀)

매년 이 때쯤은 내년도 건강보험 재정 규모를 새롭게 짠다. 먼저 지출규모를 결정하고 그 뒤에 수입을 결정한다. 건강보험 공급자는 더 많은 수입을 얻고 싶고, 반면 국민은 얇아지는 호주머니를 꺼린다.

이 중간점에 합리적인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할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보건복지부가 서 있다. 그러나 매년 조율은 쉽지 않다.

건강보험의 수혜는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에게 돌아간다.

우선 공급자인 의사, 약사 등 요양기관에 근무하는 약 15만4000명이 직접적인 대상자다. 이들은 손해를 보며 병의원을 경영한다고 매년 주장한다. 그러나 공단이 연말까지 지급할 금년도 진료비는 24조원 이상이다. 이 파이를 약 7만 6000개 요양기관이 매월 나누어 갖고 있다.

수가는 2.3%만 인상했지만 총 수입액은 지난해에 비해 약 14.3%증가했다. 돈 벌이가 잘 되기에 요양기관수도 매년 약 2000개씩 개설되고 있다.
 
국민은 어떠한가. 경제 및 소득수준이 향상되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국민 1명이 한달 평균 의료기관을 1.34회나 찾는다. 국민의 의료소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2005년부터 암 등 중증질환자에 대한 '보장성강화' 정책으로 3년간 약 2조 8000억원이 투입됐다. 수혜측면을 보면 약 1%인 50만 명만이 경제적인 부담 감소 혜택을 크게 보았다.

그러나 이들은 침묵한다. 당연히 받을 것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반면, 건강한 국민은 이용하지도 않았는데 왜 또 인상부담을 안아야 하느냐고 반문한다. 사업주 또한 경비 지출로 볼멘소리가 커진다.

보험료 인상은 누구 탓도 아니다. 다만 전 국민이 함께 양보해야 하는 문제이다.

요양기관 수입의 급증으로 배 아파 반대하는 주장은 안 된다. 평소 자신은 건강하니 많이 이용하는 사람이 부담하라는 논리는 더 더욱 맞지 않다.

그러면 제도 운영을 잘 못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보건복지부의 탓인가. 이 주장에 대해 두 기관은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러나 한계가 있다. 보험료 및 수가 인상을 결정하는 주체는 국민이기 때문이다.

결정방식 또한 공급자 및 가입자 등 각계 대표단체들로 구성된 25인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직접 참여 및 민주적인 절차를 거치고 있다.

결국 보험료 인상 부담도 국민이 하고, 수가 인상의 수혜자도 요양기관에서 일하는 일부 국민이며, 보장성을 강화하여 보험 혜택을 누릴 사람도 국민이다.

다만 재정규모 조율은 중간자인 건강보험공단과 보건복지부가 한다. 따라서 어렵게 모은 돈을 투명하고 절약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우리나라의 건강보험료율 4.77%는 독일(14.2%), 프랑스(13.55%), 일본(8.6%) 등에 비해 현저히 낮다. 적은 부담으로 높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

다만 건강보험 보장률은 61.8%수준으로 OECD국가 평균 71.6%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적정부담 적정급여'체계가 조속히 정착되어야 한다.

건강보험은 건강한 사람이 아픈 사람을, 경제력이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을, 젊은 사람이 늙은 사람을 보장하는 나눔과 베품의 정신이다. 개인의 경제적 위험을 사회연대로 해결하고 소득재분배로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복지제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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