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금연 올림픽'으로 선언하고 올림픽이 열리는 도시마다 금연구역을 지정키로 했다고 한다. 세계적인 행사를 계기로 국내 금연운동을 촉진하겠다는 의도이며 이러한 중국의 금연정책이 얼마나 성공적일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개최할 당시 우리나라 성인 남성의 흡연율은 약 75%였고 이렇다할 금연정책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의 금연정책은 1995년 국민건강증진법이 제정되면서 동력을 얻었다. 이 법률을 기반으로 금연홍보, 금연구역 강화, 금연클리닉 등의 비가격정책과 담배값 인상과 같은 가격정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하여 성인 남성 흡연율은 2000년에 66.6%, 2004년에는 58.3%였고, 2004년의 담배값 500원 인상 이후인 2005년에는 51.2%로 감소하였으며, 2006년 12월 현재는 44.1%로 감소하였다.
2000년 이후 6년 만에 22.5%가 감소한 것이며 세계보건기구 등 외국은 우리나라 남성의 급속한 흡연율 감소에 매우 놀라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남성의 흡연율은 아직도 다른 선진국에 비해 월등히 높다. 예를 들어 미국과 영국의 15세 이상 남자 중 매일 흡연자의 비율은 각각 19.4%와 28.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성공적인 흡연율 하락의 추세는 중단 없이 계속 이어져나가야 한다. 또한 청소년의 20%, 청소녀의 약 4%가 흡연을 하고 있다는 점 또한 우리가 금연운동의 고삐를 늦추지 말아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된다.
담배는 담배를 피우는 본인뿐만 아니라 담배 연기에 노출되는 주위 사람들의 건강을 해치며 이로 인해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초래한다. 2005년 우리나라 흡연자의 연간 사회경제적 비용은 8조 9,205억원으로 추산되며 손실 비용의 93.8%인 8조 3633억원은 흡연자의 조기사망에 의한 손실이라고 한다.
이러한 흡연의 사회경제적 비용은 간접흡연자의 질병 및 사망으로 인한 비용은 포함하지 않은 것이다. 2005년도 우리나라의 담배시장 규모가 세계 8위인 10조 8천억 원인 것을 기억한다면 흡연 및 간접흡연의 사회경제적 비용은 담배시장 규모보다 결코 낮지 않을 것으로 추측된다. 쉽게 말해서 담배가 우리나라 경제에 기여하는 만큼 고스란히 비용으로 지출되는 셈이다.
흡연으로 인한 조기사망은 주로 암에 기인한다. 흡연으로 인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암에는 후두암, 폐암, 식도암, 방광암, 구강암 등이 있으며, 여성에게는 자궁암도 포함된다. 흡연은 암뿐만 아니라 순환기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근경색, 허혈성심질환, 뇌졸중, 그리고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이 흡연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질병들은 흡연자 및 간접흡연자의 수명을 단축시킴으로써 생산성 손실을 낳고, 질병의 치료과정에서 많은 의료비와 간병하는 가족 등의 시간 및 생산 손실을 야기한다.
흡연자들과 미래의 흡연자들의 금연을 위해서는 우리사회의 각 부문의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담배회사는 담배의 유해성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명확하게 전달할 의무가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보건복지부가 추진 중인 담배갑에 경고 그림을 도입하고 경고문을 보다 구체적으로 기술하는 것은 하루 빨리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담배회사는 담배의 성분과 연기의 내용물에 대해 정확한 분석결과를 공개해야 할 것이다.
비흡연자들은 담배연기의 노출로부터 자신의 건강을 보호하는 것이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임을 인식하고 가정 및 직장에서 좀 더 자신의 목소리를 높여야 할 것이다. 그것이 진정으로 가족과 이웃과 동료를 위하는 것임을 또한 우리 모두가 인정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국가는 흡연자의 담배중독을 치료하고 금연상담을 돕는 서비스를 확대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흡연의 사회경제적 비용을 고려하면 금연만큼 커다란 수익이 돌아올 사회투자도 없을 것 같아 보인다. 또한 필요하다면 담배가격을 인상하는 등의 가격조치를 통해 금연을 적극적으로 유도해야 할 것이다. 2005년에 가입한 담배규제기본협약은 정부의 강력한 금연 정책의 지렛대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