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기 교수 <서울대 약대,약대협 전 회장>최근 수년간 우리 약업계는 여러가지 대내외적 어려운 도전과 변화의 진통을 겪고 있다.
한미 FTA 자유무역 협정 체결에 따른 제약업계의 생존 전략, 성분명처방과 대체조제 시행, 약학교육의 미래를 결정지을 약학교육 6년제 실시방안과 여건조성 등 우리 약업계는 과거에 경험해 보지 못한 다양한 변화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도전과 변화를 약업계 전체의 위기로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필자는 오히려 국제 경쟁력있는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믿는다.
시사주간지 Time은 2006년 3월 16일 특집기사에서 역사상 우리 인류는 요즘같이 창의와 혁신이 더욱 필요한 시대는 없었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현시대의 창의와 혁신은 어느때 보다 무한 경쟁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과거의 창의와 혁신의 주체가 극소수의 천재에 의해 주도 되었다면 현시대는 다수의 주체에 의해 주도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현대는 과학의 발전으로 축적된 지식을 한 개인이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여럿이 함께 다 학제간 융합, 통합을 해야 경쟁력 있는 창의와 혁신을 이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21세기의 화두는 다 학제간 통합, 융합이다. 최근에 최재천 이화여대석좌교수는 ‘통섭 (consilience)’ 이란 개념을 도입하여 인문학, 사회학, 자연과학의 간극을 없애고 학문간의 통합과 융합을 지향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여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향후 생활과 문화의 모든 면에서 점점 더 과학기술의 중요성이 더해가고 있기 때문에 어느 때 보다도 과학분야의 학제간 융합은 더욱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약학이란, 약물의 효능과 안정성을 높이고 투약 경로와 제형을 개선하는 등 질병치료를 위한 약물의 새로운 개발 원리와 그 방법을 연구하는 전형적인 다 학제간 융합의 학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약학이란 학문은 21세기의 학제간 융합을 통해 발전하는 전형적인 모델이 되고 있다.
최근 약학대학에서는 국제경쟁력을 갖춘 다수의 우수 연구업적들을 발표하고 있고, 국내 제약기업에서도 약학 전문가들이 주축으로 개발하여 허가를 받은 신약이 14종에 이르고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은 다 학제간 융합 연구를 통해 경쟁력이 제고된 우리나라의 제약산업이 국제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뒷받침 해 주고 있다.
이러한 잠재력을 볼 때, 최근 우리 약업계가 직면하고 있는 초유의 도전과 변화를 발전의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는 요건과 환경은 충분히 갖추어졌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약업계의 모든 구성원들이 스스로 어떤 담금질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가에 대한 범약계적인 합의를 이끌어내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러한 중요한 시기에 우리 약업계 전 구성원들이 깊이 간직해야 할 소중한 지혜는 ‘준비하는 자에게 기회는 온다’ 는 옛 성현의 말씀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