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업계는 새해 첫 출근과 함께 일제히 시무식을 갖고 갑진년 새 출발을 알렸다. 회사대표와 CEO들은 신년사를 통해 청룡의 해를 맞아 푸른 용같이 비상하는 한 해가 될 것을 다짐하는 한편 지속 가능한 내실 경영, 무한도전과 혁신, 초격차 기술경영의 의지를 담은 슬로건을 발표하는가 하면 새로운 가치창조와 혁신의 기치를 강조하는 새 패러다임 정립을 구성원들에 요청하기도 했다. 향후 2년내 글로벌 50대기업 진입을 목표로 하는 회사는 혁신신약 연속 출시를 위한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는가 하면 글로벌 스탠더드로 미국시장 진출을 일군 기업은 이제부터 진검승부가 될 것이라며 만전의 대비 태세를 주문하기도 했다. 주요 제약바이오기업들은 구체적 경영전략 역시 미래 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특화되고 차별화된 기술 확보에 모아지고 있다.
글로벌 제약업계 역시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비용상승, 임상시험 실패 위험성, 약가 및 급여와 관련된 압력 수위상승 등 혁신을 방해하는 요인들이 상존하고 있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에 따라 개발비용 절감 노력의 일환으로 아웃소싱을 적극 활용, 중국등 신흥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거나 기업과의 제휴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글로벌기업 최대관심은 세포 유전자치료제로 모아지고 뒤이어 맞춤‧정밀의학 치료제, 리얼월드 입증자료, 유전체학 및 면역항암제 개발, 원격환자 모니터링, 바이오시밀러, 분산적‧가상 임상시험 등이 될 것이라는 유력 시장조사기관의 발표도 나왔다. 올 한해 글로벌 제약업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게 될 주요 트렌드를 미리 읽어볼 수 있는 부문이다.
국내와 글로벌을 포함한 기업들의 최대 경영 목표는 결국 수익 창출을 통한 지속가능과 생존으로 나타난다. 몸집줄이기에 나선 글로벌 기업과 국내 대표건설사의 워크아웃 신청 소식은 총성 없는 경제전쟁의 실상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고 시장상황을 재점검하고 전사적 ERP(조기퇴직프로그램)를 운영하는 외자제약과 대규모 명퇴와 감원을 진행한 금융권 동향을 감안할 때 올해 국내 및 세계경제 상황은 별반 좋아질 것 같지 않다. 엔데믹 초기단계를 지나고 있는 제약바이오 업계의 경제풍향계 역시 이같은 국가경제 성장과 물가 전망 경계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국내 주요제약사 CEO들은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투자 확대를 유보하겠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다. 매출확대 보다 영업이익 개선을 통한 내실경영을 우선시하겠다는 방어적 소극적 경영패턴이 일반적 경향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불황의 그늘이 깊어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정부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해 졌다. 그동안 깍기만 했던 약가정책에 대한 업계의 불만이 최고조에 달했음을 인지한 탓인지 정부는 국무총리 직속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를 통해 혁신신약의 ICER 임계값 유연 적용, 혁신제약기업 신약 약가 우대, 중증질환 치료제 위험분담제 적용, 국내개발 신약 이중약가 허용 등을 포함한 신약혁신가치 보상방안을 지난 연말 발표했다. 약업계 신년교례회에서도 장관을 대신한 정부관계자 축사에서도 1조원 규모로 정부 R&D 투자를 확대하고 융복합 제약바이오산업 전문 인력을 양성하며, 범부처 규제혁신과 세제 혜택을 확대하겠다는 언급이 있었다. 물론 이같은 발표내용이 실제로 어느 정도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이 될 것인지는 지켜봐야 볼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