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시책 일명 문재인케어 시행을 앞두고 보건의료계 내부의 반발과 불안감은 최고수위의 대정부 투쟁으로 이어질 것 같은 분위기이다. 의료계의 가장 큰 불만은 문재인케어 재원조달 방안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고 따라서 의료계의 희생과 양보만을 요구하는 정부시책에 절대로 끌려가지만은 않겠다는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보장성강화대책의 세부 시행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협상테이블을 박차고 나간 의료계의 돌출행동에 대해 복지부는 일단 당혹스럽다는 반응과 함께 가급적 의료계를 자극하지 않고 한방의료계 병원계 시민단체 등과의 조심스런 접촉을 통해 여론을 주도해 나간다는 기본전략을 구사하고 있는것으로 보여진다.
비록 협상테이블을 박차고 나간 의협이지만 문재인케어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의료계의 협조와 동참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정부로서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급여/비급여 분류를 포함한 세부 실무작업을 진행해 온 복지부도 의·병·정 협의가 파행으로 치닫게 됐지만 더 이상 일방적인 작업은 진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친바 있다. 비록 협의의 틀은 깨졌지만 최소한의 연결고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진정성 있는 관계복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협은 강경하다. 새로 선출된 시도의사회장 대부분이 신임 집행부에 힘을 실어주고 나섰다. 이런 상황이 의협패싱까지도 언급되는 지경으로 몰고 있다.
의협의 새 회장 당선자는 취임일성으로 ‘감옥을 가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생즉필사(生卽必死) 사즉필생(死卽必生)의 각오로 정부와의 전면전을 거부하지 않을것이며 자신이 선두에 서겠다고 불퇴전의 의지를 천명하고 나섰다. 더 이상 속지도 말고 바보처럼 당하지 않겠다는 비장한 결의를 밝히는 모습에서 환자진료를 감당해야하는 의사(醫師)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투사(鬪士)의 모습만 보인다. 이쯤 되면 문재인케어가 지향하는 국민건강권 차원의 보장성강화가 무신 소용이 있을까 싶다. 전문직능단체의 의사표현이 무슨 정치권이나 운동권에서나 볼수있는 결기만으로 해결책을 찿을수 없다.
보건의료계와 관련된 여러 사안들은 유관단체 직능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고 공급자와 수혜자 입장에서도 건강보험을 기반으로 하는 정부시책과 보건의료 관계자들간의 충돌은 간단없이 이어져왔다. 한약분쟁과 의약분업 시행을 둘려싼 의약갈등, 의료기기 사용을 둘러싼 양한방갈등, 건강보험수가협상 과정에서의 직역간 갈등 등 일일이 열거를 할수 없을 지경이다. 모두가 국민건강권과 편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못했다. 국민이 편안함을 느끼지 못하는 정책과 주장이 더 이상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번사태에 대해 의협과 정부 모두 공동책임을 져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