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건강보험 보장성강화정책에 대한 제약업계의 우려가 국감현장을 지켜보며 더욱 더 커진다는 느낌이다. 여론이 반길만한 이 정책은 결국 재원마련이 필요하고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약가인하’카드를 빼 들것이라는 일반적인 관측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복지부의 약가인하 움직임이 국정감사를 통해 확인됐다. 기등재약 목록정비, 제네릭약가인하 등의 방법을 통해 재정절감을 줄일수 있지 않느냐는 의원의 질의에 복지부장관은 등재의약품의 제네릭 약가인하를 고려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보장성 강화정책 기저에는 약가인하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의 일단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앞서 문재인케어에 대한 의료계의 반발을 우려한 복지부는 이런저런 기회마다 적정수가 보장이라는 당근책을 앞세웠다. 의료계의 불만과 우려를 잠재우겠다는 고려가 아닐수 없다. 건보재정 측면에서 수가를 올리려면 건겅보험료를 크게 올리거나, 아니면 상대가치적 비용절감 측면에서 품목에 대한 비용을 줄여야하는데 이는 약제비의 절감이 필연적이다.
이 지점에서 업계는 곤혹스럽다. 이미 5년전 일괄약가인하를 경험한 바 있으며 그 과정에서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대동단결 결사항전의 기치를 내걸었지만 결국은 백기투항한 쓰라린 기억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제약업계 일각에서 제기하는 이유 있는 항변도 주목 할 필요가 있다. 혁신적 신약개발만이 제약산업의 전부일수는 없다. 신약만이 가치 있는 것이 아니라 국가보건의료체계의 선순환을 위해서는 고른 산업구조와 제품포트폴리오를 구축 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적 판단도 주목해야 한다.
탈원전 정책관련 팽팽한 여론전이 구축되는 가운데 숙의민주주의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재발견은 제네릭의약품에 대한 정부와 국민의 판단을 구하는데도 유효하게 작용될 수 있을 것 같다. 제약바이오산업의 백년대계를 위한 마중물 역할과 현재 당장의 동맥경화를 풀어줄 캐시카우를 향한 업계의 진심어린 소망을 단지 리베이트 이슈만으로 제단해서는 안된다.
제네릭이 리베이트 원천이라는 단세포적 판단도 문제지만 신뢰를 잃어버린 제약업계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공정경쟁규약 개정과 김영란법으로 통칭되는 반부패 반부정 행위에 대한 법적 잣대나 추궁보다 더 무서운 것이 보건의료계와 의약산업 전반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다. 이를 해소하지 않고 제네릭을 통해 제약보국을 이루겠다는 것은 정말 미망(彌望)일 수밖에 없다.
문재인케어는 보건의료정책의 한 부문이고 대한민국 정책 1순위는 현재 일자리창출과 혁신경제로 통칭된다. 이런점에서 보건의료 제약바이오산업은 규제의 대상이 아니라 진흥과 육성으로 기업과 경영자의 사기를 복돋워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