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보건복지부장관과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취임 후 첫 번째로 열린 국회 업무보고에서 첫 번째 화두는 살충성분 계란이었지만 건강보험 보장성확대 정책 역시 질의의 중심에 섰다. 재원조달과 지속가능성 여부, 보건의료계와의 관계설정 등에 대한 의문과 궁금증은 여야의원들이라고 다를바 없었다. 일명 ‘문재인케어’로 통칭되는 이 정책에는 30조6천억 이상의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수치도 과잉진료나 의료쇼핑 등 공급자와 사용자의 모럴헤저드가 없다고 가정 했을 경우를 근거로 한다. 건강보험이 저부담·저수가 기조를 유지하며 보장성을 크게 강화할 수 있다고 하니 우선은 믿어 볼 일이다. 하지만 여론은 벌써부터 기대반 우려반 전망과 함께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대통령의 약속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건강보험 정책국장은 비급여항목의 저수가형태의 전환은 없을 것이라고 방어막을 쳤다. 의료계의 참여가 보장되는 특별논의기구를 신설해 보장성 우선순위와 적정수가 보존방안 등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선 의원급에 종사하는 의사들은 현실성 없는 정부의 시책은 믿을 수 없다며 의협차원의 비상체제 돌입을 요구하는 격앙된 모습들이다.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해소를 위한다며 구체적인 예산확보방안 없이 모든 비급여를 급여로 전환하는 것은 결국 의료계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정책일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두 번 속을 수 없다는 반응들이다.
문재인케어 내용중 약제관련 대책도 문제점은 있다. 복지부는 이번 대책에서 급여기준이 제한돼 있는 약제의 투약횟수를 해소하고, 현재 환자가 전액부담하고 있는 기등재 약제의 적응증에 '선별급여'라는 개념을 도입하는 등 기준비급여에 대해 밝혔다. 그러나 정작 수천만원 이상 고가약에 대한 등재비급여는 약제의 특성을 고려해 현 상황을 유지하면서 제도화를 추진할 ‘재난적 의료비 지원사업'을 통해 보완하겠다고 했다. 이 경우 건강보험 소득분위 하위 50%에 해당하는 환자나 가족에게만 적용되어 이를 초과하는 가입자나 피부양자, 즉 중산층 국민 대다수는 혜택을 보지 못하고 메디칼푸어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을 주목해야 한다.
의사협회를 비롯한 의료계는 수가현실화와 의료전달체계 확립 없이 비급여 전면급여화 방안은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는 정책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누적된 저수가로 인한 진료왜곡 현상이 심화되고 이는 결국 환자피해와 의원급 의료기관의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력히 반발하는 모습이다. 결국 문제는 재원이다. 고령화에 대비해 아껴둔 건강보험 재정 21조원 가운데 절반을 덜어 충당하겠다고 했지만 결국에는 건강보험료 인상카드를 만지작거릴 수밖에 없다. 실손의료보험을 포함 민간에 맡겨졌던 의료민영화의 상당부문을 제도권으로 끌어 오겠다는 정책취지와 명분은 환영하지만 마치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지 않는 한 결국은 국민세금과 지갑으로 해결 할 수밖에 없다. 이점은 꼭 체크해야 할 문재인케어의 핵심이자 팩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