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의 기본적인 인식중 하나가 ‘약가에 거품이 많다’는 것이다. 일괄약가인하‧쌍벌제‧삼진아웃 등 약가제도의 개선(업계에서는 개악이라고 규정)을 통해 약가를 인하하더라도 제약회사는 여전히 수익이 발생하다고 굳게 믿고 있다.
그 근거로 제약회사가 의사들에게 제공하는 리베이트를 언급한다. 자발적 내부제보와 사직당국의 수사를 통해 확인되는 리베이트 소식이 사라지지 않는 한 제약사의 불만은 이유없는 생트집에 불과하다고 애써 무시한다. 원가이하의 제품판매는 결국 한계가 있는 만큼 결국 장사치들의 엄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런 인식들이 조금 변하기 시작한 것일까. 최근 복지부와 식약청이 연이어 마련한 업계와의 간담회를 통해 보여준 기본적 자세는 이전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현행약가 제도로는 R&D투자가 어렵다며 신약가치를 인정해 달라는 업계 요구에 대해 건강보험 정책을 담당하는 부서의 책임자급 공무원이 ‘산업적 측면에서 바라보고 판단하겠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그동안 건강보험 재정 안정을 위해 약가인하를 거듭해왔지만 이제는 산업 발전적 측면에서 보다 넓게 파악해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진심이라면 대단한 발상의 전환이 아닐수 없다.
보건복지부의 역할이 정책개발과 제도개선을 통해 국민안전을 도모해야 하는 규제측면과 보건의료산업의 발전과 진흥을 촉진해야 한다는 다소 상충되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부처 특성을 갖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손벽을 마주쳐야 제대로 된 소리가 난다고 했다.
규제일변도의 정책집행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복지부 보험당국이 모처럼 업계의 어려움과 처한 환경을 이해하고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점 대단히 고무적이고 환영 할 만한 일이다.
제약기업들이 제대로 된 연구 생산 활동에 집중할 경우 내수활성화와 신규고용 창출이 이뤄지고 건강보험재정도 안정되는 1석3조 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현 정부가 그토록 주창하는 창조경제의 바람직한 실천이 아닐까 싶다. 민원해결 차원의 일회용 립서비스가 아닌 진정한 발상의 전환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