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오 파동 이후 식품 및 의약품 안전과 관련된 논란이 확대일로에 있다. 이번 사태의 전말을 지켜보면 건강기능식품의 안전관리에 대한 책임소재가 핵심 쟁점사안으로 부각됐다.
가짜백수오 원료사용과 이엽우피소의 안전성 문제를 제기한 한국소비자원과 해당제품의 허가와 사후관리를 맡고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간의 검토의견과 해석이 적지 않은 차이를 보여 결국 국민적 불신을 초래하는 결과로 이어진 셈이다. 이 과정에서 해당업체의 거짓발표와 일부언론의 추측성보도가 추가되면서 전체 건강보조식품 시장의 불신을 야기하게 되는 상황까지 초래했다.
이번 사건으로 식의약품 안전관리 주무부처인 식약처는 신뢰도 실추와 함께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고 한국소비자원 역시 소비자보호라는 기본적 책임에서 그리 자유스럽지가 못하다. 이엽우피소의 뿌리로 만든 가짜 백수오의 안전성에 대해 소비자원과 식약처가 서로 다른 주장을 거듭함으로써 결국 소비자들의 혼란만 확대한 꼴이 됐다는 점 부인할 수 없다.
소비자원이 강조한 유해성은 모든 생약재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일반적 부작용을 지나치게 지적했고 식약처가 강조한 안전성은 이엽우피소가 ‘중국 백수오’의 기원식물로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일 뿐이라고 말 한 전문가의 지적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생리활성을 가진 모든 의약품이 긍정적인 약효와 함께 부정적인 독성을 함께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기본적인 상식이다. 약용식물로 생산한 생약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식약처가 안전관리시스템을 확보하지 못하고 규제완화를 통해 업체를 봐 주었다는 식의 일부 의료단체의 주장은 근거가 약하다.
현재까지 진행된 상황을 지켜보며 결국 이번 사건의 본질 역시 안전성여부에 대한 전문적 판단과 결정을 위한 효과적인 프로세스가 부족했고 설령 이같은 시스템이 작동되었다고 하더라도 국민이 믿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또 한번 절감하게 됐다.
식약처는 정부기관이기도 하지만 이곳에도 의학과 약학, 독성 안전성 전문가는 많다. 전문적 식견과 자질을 확보하고 전문적 판단이 가능하다는 점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 식약처의 자문역할을 하고 있는 독성학회를 비롯한 관련학회의 전문가집단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진실을 은폐해서도, 본질을 축소․호도해서도 안 되지만 추측을 근거로 한 불필요한 가정이나 가설도 불안감만 확대시킬 뿐 문제해결에 도움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이번사건을 통해 또 한번 확인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