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일명 김영란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전사회적으로 만연된 부정청탁과 불법 금품 수수를 근절하기 위한 취지의 법률이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졌다.
이법에 따라 공직자를 포함한 언론인과 사립교원까지 직무관련성이 없어도 1백만원 이상의 금품을 받으면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뿐만 아니라 식사접대나 향응을 받아도 일정액의 과태료를 부과받게 된다.
우리나라 공직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 올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접대문화가 광범위하게 확장된 보건의료계 역시 적지 않은 파장이 일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 2012년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 시절 처음 제안된 이 법은 기존 법으로는 처벌하기 힘든 공직자의 부정과 금품 수수 등을 막아보자는 취지였다. 인허가 등에서 막강 권한을 가진 공직자가 민간 업자 등으로부터 식사와 향응, 술자리, 골프 대접, 금전적 후원 등을 받아도 대가성(代價性)을 입증하지 못하면 처벌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적용 대상은 국민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공직자 또는 준(準)공직자로 한정했다. 하지만 법안 제정 과정에서 언론사 임직원과 사립학교 교원까지 법적용 대상에 포함되며 결국 전 사회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불똥이 크게 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법은 결국 주는자 와 받는 자 모두를 처벌한다는 점에서 쌍벌제의 형식을 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비록 국민세금으로 급여를 받거나 인허가권을 쥔 공직자가 아니라 할지라도 취재나 환자진료 과정에서 일정액 이상의 금품이나 접대를 받은 기자나 의사도 처벌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련기관이나 종사자 모두 매우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일명 촌지(寸志)라는 형식을 취해 오고가던 관행에도 법률적인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는 점이다. 이 법은 1년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9월부터 시행된다. 의료인이나 언론인 역시 직무와 관련 금품수수나 접대를 받을 경우 처벌된다는 원칙에서 예외일수는 없다.
하지만 우려 되는것은 이 법으로 검찰과 경찰 등 사법당국이 마음만 먹으면 비판적 언론에 대해 언제든 취재·보도 과정에 개입할 수도 있고 무제한의 수사권을 행사하는 근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공직자의 부정부패를 방지한다는 기본 취지에도 불구하고 자칫 적용범위를 무한정으로 확대해 위헌의 소지를 남김은 물론 전 국민적 지지기반을 빌미로 법정신의 본질을 훼손하는 ‘물타기’를 한 것은 아닌지 조심스럽게 살펴 볼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한편으로 보건의료계 전반에 만연된 그릇된 접대문화를 개선하고 1인매체를 비롯한 비정상적 사이비언론의 퇴출을 유도하는 계기로 작동할것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