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두고 전 제약업계가 리베이트 파문으로 뒤숭숭하다. 월초부터 사상최대 규모의 리베이트가 적발됐다고 도하 일간을 비롯한 모든 언론이 대서특필하고 있다. 방송사도 주말메인 뉴스시간대 거듭 속보를 내보내며 큰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이 사건을 내밀히 들여다 보면 석연치 않은 구석이 한 둘이 아니다. 사건의 외형은 약품유통과정에서 제약회사의 불법적인 리베이트와 사은품전달 등이 행해 졌으며 K대병원건은 의사들의 파렴치한 행위(?)에 초점이 맞춰진 듯 하다.
옛말에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이라는 말이 있다. 태산(泰山)이 떠나갈 듯이 요동하게 하더니 뛰어나온 것은 쥐 한 마리 뿐이었다는 뜻으로 이번 사건의 전개과정에서 꼭 맞는 말인듯 싶다. 물론 리베이트 수수과정에서 확인된 주는자와 받은자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처벌은 예외가 있을수 없다. 하지만 본질을 흐리기 위한 의도가 있다거나 일명 손봐주기나 길들이기식의 의중이 없었는지 살펴 볼 일이다. 제약산업 육성법 보완책에 대한 업계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서비스선진화법제정에 반대하는 보건의약단체의 목소리가 커짐에 따라 이를 견제하거나 눌러보겠다는 의중이 다분히 내포된 처사라면 이는 정말 잘못된 일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 만해도 그렇다. 이 건은 이미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에 따라 해당제약사에 9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된 바 있다. 이사건 후속조치로 검찰에 고발되고 해당제품(약가인하)과 당사자(수수 의사 등)에 대한 행정처분이 뒤따르게 되는 이른바 ‘동일사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들은 마치 새로운 범죄사실이 새롭게 드러난 양 일방적으로 매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핵심을 비껴 간 것이고 정도가 지나친 것이다.
불법리베이트 척결과 유통부조리 근절이 전 보건의료계의 핵심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불거져 나온 이번 사건으로 제약업계는 또 한번 엄청난 데미지와 함께 걷잡을수 없는 후유증에 시달리게 될 것으로 보여 진다. 좀 더 냉정해 질 필요가 있다. 마녀사냥식 단속과 무차별 중복처벌이 계속되는 와중에 ‘한국제약산업’은 설 땅을 잃게 된다. 우지파동으로 입은 식품업계의 피해와 탈크파동으로 인한 제약업계의 막대한 손실에 대해 지금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자세가 필요할 듯 하다. 한번 엎질러진 물은 되담을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