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가 기등재보험약에 대한 정비 시범사업을 중단해 줄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는 소식에 이어 정부의 포지티브제도와 관련해 93개제약사가 제출한바 있는 취소청구소송이 행정법원으로부터 기각판결을 받았다고 한다.
지난해 4월 정부의 약제비적정화방안 발표이후 제기되고 있는 제약업계의 문제는 약가 인하를 전제로 이루어지고 있는 정부의 제도들로 인한 것들이다.
지난 26일 한국제약협회와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가 기등재의약품목록 재정비사업 추진을 중단하고, 원점에서 각계의 의견수렴을 통해 공청회를 개최할 것을 촉구한 것은 진행중인 기등재약 재평가 시범사업이 적지 않은 문제점을 들어내 관련 학계와 업계의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고지혈증치료제에 대한 기등재 의약품 사업평가와 관련, 그동안 자문역할을 해온 대한심장학회와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동의절차를 생략한 채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번 시범평가 결과 편두통치료제는 4~10%, 고지혈증치료제는 평균 30%를 인하토록 한 것은 받아 드릴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정책 결정은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경청해 의학적, 기술적 전문성에 기초한 투명한 정책 집행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약을 싸게 공급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정책이라고는 하지만 그 실은 보험재정 안정화를 내세워 보험약가를 인하시켜 나가겠다는 속셈이 아닌가.
현재 14,794품목(5월 기준)에 달하는 기등재 보험약 정비사업을 오는 2011년까지 연차적으로 실시해 5천품목 수준으로 하고 29%선에 달하는 약제비 비중을 24%선 이하로 낮추겠다는 것이 정부의 약제비적정화방안의 핵심골자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때문에 포지티브제도의 실시, 미청구, 미생산품목에 대한 급여삭제, 의보공단의 가격협상권을 비롯해 오리지널약과 제네릭약의 가격책정과 사용량과 약가를 연동한 가격제도등 약제비적정화방안에 따른 새 약가제도의 취하를 요구하는 93개사의 행정소송이 제기되었지만 서울행정법원은 소송의 대상이 아니라며 기각결정을 내렸다.
물론 이번 판결은 정부의 약제비 적정화방안이 제약회사에게 구체적 피해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소송꺼리가 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여 지지만 헌법소원도 제기한 바 있어 최종 결론은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
아무튼 국민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정부가 보험재정만을 내세워 끼워 맞추기식으로 약가인하만을 계속할 경우에는 국내 제약산업의 미래는 없다고 본다.
정부는 업계의 현실과 여건 그리고 이유 있는 요구를 귀담아들어야 할 것이며 차제에 건강보험재정 전반에 관한 심도 있는 대책 수립에 나서야 하리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