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성분명처방 시범사업을 저지하기 위한 의료계의 집단행동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의사협회는 정부의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은 의약분업 포기선언이나 마찬가지라며 열흘간 국립의료원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전개하고 오는 31일 오후에 집단휴진에 나설 것임을 밝히고 있다.
성분명 처방은 건강보험 재정 절감이라는 미명하에 국민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의사의 진료권을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 의협측의 주장이다.
정부는 오는 9월부터 국립의료원을 통해 당초 계획대로 시범사업을 내년 3월까지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정부와 의료계의 시범사업을 둘러싼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의약분업시행 당시 성분명 처방으로 정리되었어야할 사안이 이제 만 7년이 지난 시점에서 논의되고 있는 현실이 답답하기 만하다.
상품명 처방을 성분명 처방으로 전환한다는 것은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게 현실이다.
16,703품목에 달하는 보험급여대상 의약품중 처방의약품으로 사용되는 품목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확인하긴 어렵지만 상품명 처방으로 인해 외면당하고 사장되는 보험약은 엄청나리라 본다.
복지부가 국립의료원을 통해 일정기간 성분명 처방을 시범사업으로 추진해 그 결과를 놓고 이를 확대할 것인지의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자 말자 의료계가 거센 반발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의약품의 선택권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사들의 속내를 보이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의약분업을 실시하고 있는 선진외국의 경우 우리나라처럼 상품명 처방만을 허용하고 있는 나라는 없다.
특히 우리의 경우는 관계 법령에 의한 대체조제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지역별로 제출하도록 되어 있는 처방의약품목록 작성도 마련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제약기업과 의료기관과의 보이지 않는 리베이트 관행 등으로 얽힌 유착관계가 의약품선택에 잣대가 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또한 약의 전문인이라는 약사는 환자 치료와 관련해서는 의약품사용과 선택에 관여하지도 못한 채 의사 처방전에 따른 조제만을 해 주는 처지에 있는 것이 현재의 모습이다.
우리는 의약품의 선택권을 누가 가져야 바람직하다는 논리나 입장을 떠나 의사와 약사는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함께 해야 하는 전문직능인으로서 서로의 역할을 바로 정립해야 한다고 본다. 정부의 의료보험재정 절감을 내세운 성분명 처방시범사업도 국민의 건강을 위한 것이고 보면, 모든 것을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접근해 나간다면 이렇게 야단법석을 떨 일도 아니다.
시범사업을 저지하기 위한 휴진투쟁으로 국민에게 외면당하고 국민적 신뢰를 실추시키는 愚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