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수신문이 2008년 한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병을 숨기면서 의사에게 보이지 않는다'는 '護疾忌醫(호질기의)'를 뽑았다.
'호질기의'는 중국 북송시대 유학자 周敦臣頁(주돈이)가 '通書(통서)'에서 남의 충고를 귀담아 듣지 않는 세태를 비판하면서 "요즘 사람들은 잘못이 있어도 다른 사람들이 바로잡아 주는 것을 기뻐하지 않는다. 이는 마치 병을 감싸 안아 숨기면서 의원을 기피해 자신의 몸을 망치면서도 깨닫지 못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 데서 비롯된 사자성어다.
'호질기의'가 한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뽑힌 이유는 정치권이 국민들의 비판과 충고를 겸허히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광우병 촛불집회나 경제위기에 대해 정부가 주변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아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호질기의'는 제약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리베이트 문제에 '호질기의'라는 사자성어를 대입해 본다면, 제약업계는 '리베이트'라는 병을 숨기면서 고치려 하지 않는 느낌이다.
리베이트는 일종의 관행이라고 이야기한다던가, 자신들이 한 행위는 리베이트가 아니라고 우기는 모습은 그야말로 '호질기의'하는 모습이 아닐까 한다.
지난해 7개 국내외 제약사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결과 발표가 관련 제약사들의 반발로 올해로 미뤄졌다고 한다. 조사시점 기준으로 만 2년이 다 돼 가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공정위는 차일피일 발표를 미뤄왔다.
남의 잘못을 감싸 안지 못하고 애써 드러내려고 하는 것도 문제일 수 있지만, 병을 감싸 안아 숨기면서 의원을 기피해 자신의 몸을 망치면서도 깨닫지 못하는 것은 더더욱 큰 문제가 아닐까 한다.
2009년에는 제약업계가 잘못을 다른 사람이 바로잡아 주는 것에 주저하지 않고, 병을 드러내 고칠 수 있는 한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