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약사, 한국은행에 가다"
임채규 기자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수정 2008-10-15 10:25

"외화대출 규제 완화하라"

10월 10일 오후 서울 남대문 한국은행 앞. 여러 피켓을 든 사람들 사이로 K약사가 보인다. 바쁘게 약국 조제업무에 열중해도 모자라는 금쪽같은 시간에, 그가 이곳에 있는 이유는?

몇해전 30대 K약사는 상대적으로 이자가 싸다는 엔화대출로 운영자금을 빌렸다. 당시 이율은 3% 정도. 문제는 환율이 급등하면서 시작됐고, 한국은행이 외화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만기연장이 불가능해져 심각한 상황에 내몰렸다.

엔화는 1년 전보다 2배 가까운 급등세를 보이며 1,400원을 넘어섰다. 이에따라 엔화대출을 받은 K약사의 원금과 이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많은 혜택을 강조하며 대출을 추천하던 은행도 180도 입장을 바꿔 상환을 독촉중이다.

약사를 비롯한 많은 전문직 종사자들이 이처럼 엔화대출로 운영자금을 조달해 약국을 개설하고, 의원을 개원했다. 걔중에는 개설이나 운영에 필요한 대부분의 자금을 의존한 이도 적지 않다는 소식이다.

환율은 예측이 어렵다고들 한다. 예측은 어렵지만 원화의 가치가 떨어지면 수출 좀 하는 업체야 휘파람 불 일이고, 수입 좀 하는 업체는 울상일 것이다. 이같은 상식을 넘어 일부 약국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은 놀랍다.

환율의 영향력이 약국까지 파고들면서 일부 개국약사들이 약국운영에 더욱 회의적인 시각을 갖게되면 어쩌나 오지랖 넓은 고민을 해본다. 일부에서 표현하듯 이들이 '싼이자의 덫'에 빠져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이든 아니든, 자금력이 부족해 비용을 최대한 아껴 약국을 개설하거나 운영중인 약사의 선택에 무조건 돌맹이를 던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비난은 고사하고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도래하면 피해가 예상되는 이들을 위한 대책은 적어도 있어야 한다.

안그래도 일반인 약국개설 허용 논란으로 '거대 자본의 출현'이 걱정되는 마당에 환율까지 일부 개국약사들의 목을 죄고 있다. 약국가도 고환율 안전지대는 아니고, K약사 같은 '든거지 난부자'가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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