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TC 도매업계가 죽을 맛이다. 몇 달간 매출이 기본적으로 20% 이상 떨어졌다는 얘기들이 많이 나온다. 하지만 이들 업계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은 단순히 매출 하락이 아닌 것 같다. 매출이야 안 풀릴때도 있고, 국내 경기상황도 전반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힘듦'의 원인은 근본적인 데 있다. 이들은 요즈음 모이기만 하면, 제약사들의 영업 형태를 성토하는 분위기다. 모든 초점을 전문약을 중심으로 한 병의원 영업에 맞추다 보니, 일반약과 OTC 도매업소들은 찬밥 취급당하고 있다는 게 핵심이다.
현재 펼치고 있는 마진 및 영업정책은 OTC 도매업소들이 생존하기 힘든 방향으로 짜여 졌다는 얘기다. 대부분의 제약사 영업본부장은 병의원 영업 출신들로 짜여졌고, 이들은 병의원 영업보다 몇 배 복잡하고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는 OTC 도매 영업 구조에 대해 모르고 있기 때문에 정책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 OTC 도매상 사장들에 따르면 병의원 주력 도매상들과 비교할 때 전체적인 물류 관리비가 수배 이상 들고 있다.
같은 마진으로는 생존이 힘들다는 하소연이다. 병원주력 도매업소들도 인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OTC 업소들은 영업구조, 배송 물류비 등에 대한 정확한 자료를 뽑아 영업본부장들을 이해시켜야 한다는 얘기들이 폭넓게 나오고 있다.
문제는 제약사들의 인식의 전환이 없으면 쉬운 작업은 아니라는 것이다. 처방이 자사의 매출로 직결되는 상황에서, 또 리베이트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으면서도 병원에 대한 영업 마케팅을 집중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영업본부장의 출신이 문제가 아니라 제약사들의 당분간 변하지 않을 방침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제약사도 타 도매상에 대한 마진을 줄이고 더 달라는 것이 아닌, 생존할 수 있는 마진을 책정해 달라는 요청임에도, 차등에 대한 반발 가능성을 들고 희석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모든 도매상에는 역할과 기능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OTC 도매업소들이 제약사들을 성장시키는 데 그간 큰 기여를 했다는 점은 부인하지 못한다. 현재 시장이 '일방통행'으로 짜여진 구도가 언제까지 지속되리라는 보장이 없고, 제약사들도 OTC도매의 힘을 필요로 하는, 아쉬울 때가 먾다. 어려울수록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