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작년 KT&G(舊 담배인삼공사)에 대한 M&A를 시도해 한 동안 국내에서도 요주의 인물로 떠올랐던 “투자의 달인” 칼 C. 아이칸!
그는 오늘날 전 세계 기업계에서 ‘기업사냥꾼’ 또는 ‘포식자’, ‘상어’ 등 무시무시한 이름으로 통하는 적대적 인수합병의 대가로 잘 알려져 있다. 일시적인 실적부진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거대기업들을 사정없이 집어삼킨 뒤 몸값을 천문학적으로 올려 되파는 이른바 ‘먹튀전략’을 통해 엄청난 부와 악명을 동시에 구축한 장본인이기 때문. 최근에는 MS와 야후의 M&A戰에서도 이름이 등장해 기업사냥꾼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그런 아이칸이 제약업계에서도 다시 한번 화제의 중심에 서고 있는 분위기이다. 블룸버그 통신이 11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그가 미국의 바이오테크놀로지업계에서 ‘넘버 3’를 다투는 메이저 BT 바이오젠 Idec社(Biogen Idec)에 한 주당 76~82달러, 최대 총 150억 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인수조건을 제시했었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바이오젠 Idec는 지난해 10월 매각을 검토 중임이 공개된 이후로 화이자社에서부터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 사노피-아벤티스社 등 톱 클래스 글로벌 제약기업들이 인수후보자로 거론되었던 알짜 BT업체. 그 후 “투자자들에게 최대의 이익을 안겨줄 전략적 대안들을 검토한 끝에 경영의 독자성을 계속 유지키로 결정했다”며 매각의사를 전격철회했었다.
바이오젠 Idec社의 대변인은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이칸의 인수시도가 결국 무위로 돌아간 것을 두고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이카루스”(Icarus)에 빗대면서도 그에 버금갈 큰손 베팅은 없었을 것임을 인정했다고 전해진다.
물론 당시 매각이 결국 무산된 것은 바이오젠 Idec가 검은 고양이(黑猫)인지 흰 고양이(白描)인지 알 수 없어 메이저 제약기업들도 선뜻 큰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인수의사를 관철하기 어려웠던 상황에 한 원인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 철두철미한 자본주의 논리로 무장한 인물인 아이칸이 BT 인수에 깊은 관심을 표시했다는 사실은 메이저 제약업계가 제품 포트폴리오 수혈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 속에서 여러 모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