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건강을 먼저 생각하는 약사되길
양금덕 기자 kumduk@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수정 2008-01-09 09:20

"내 약국 바로 옆에 약국이 들어오다니... 10년 동안 지켜오던 약국인데 결국 이사해야 하나"

모 약사의 얘기를 듣다보니 교과서에 수록된 원미동사람들의 싱싱청과물 이야기가 떠오른다. 약국가에 끊이지 않는 난매, 담합, 호객행위, 조제료 할인 등의 온갖 과당경쟁이 꼭 이 소설 속 주인공들의 모습 같기 때문이다.

소설 속 이야기는 '김포쌀상회'가 '김포수퍼'로 이름을 바꾸고 생필품을 판매하면서 시작된다. 기존의 '형제수퍼'도 뒤따라 쌀과 연탄을 판매하고 심지어 두 가게간의 가격 경쟁이 일어난다.

실제 부산의 A약국과 B약국은 마주보고 앉아 수년간 경쟁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큰 약국 두 곳이 한자리에 있어 동네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줬다.

그러나 의약분업 이후 A약국 위층에 병원이 입점되면서 두 약국의 가격경쟁은 불붙기 시작했다. A약국에서 약을 샀던 소비자는 B약국이 더 저렴하다는 것을 알고 A약국에 환불을 요구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소설처럼 말이다.

다시 소설로 돌아가서, 어느 날 경쟁구도였던 두 가게 사이에 '싱싱청과물'이 새롭게 생겨났다.  두 가게는 동맹을 맺고 '싱싱청과물'을 향해 담합을 한다. 결국 견디다 못한 '싱싱청과물'은 문을 닫고 만다.

병원과 약국의 담합으로 주변 약국들이 시름시름 앓고 있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본다.

소설대로라면 약국을 찾는 소비자들도 "(저렴한 가격에) 고래싸움에 새우 배부르다"며 좋아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소비자가 당장은 금전적인 이득을 취할 수 있다. 그러나 약국이 난매로 손해보는 수익을 채우기 위해 효과가 확인되지 않은 저렴한 약으로 대체하거나 끼워 파는 행위가 비일비재해진다. 결국 소비자는 겨우 몇 백원에 건강을 맡기는 셈이 된다.

국민의 건강을 책임져야 되는 약사들의 이기적인 사고방식으로 소비자가 피해를 보는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격은 이제는 더 이상 만들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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