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혔던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벤처 투자에 숨통이 트이고 있다. 지난해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벤처 투자 규모가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바이오의약품 업종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신한금융투자 글로벌투자금융(GIB2그룹) 헬스케어팀 한종수 부장은 “지난해 4분기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벤처 투자에서 반등 추세가 확인됐다”면서 “국내 기업의 글로벌 빅파마 대규모 기술이전 성과, 기준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투자 심리가 다소 회복됐다”고 밝혔다.
한 부장은 차바이오그룹이 최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차바이오컴플렉스에서 개최한 ‘Cell & Gene Tech Investment Forum(세포&유전자 기술 투자 포럼)’에 연자로 나서 ‘국내외 제약바이오 자본시장 동향’을 주제로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투자 흐름에 대해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업종 벤처 투자는 전기 대비 두 배가량 증가했다. 한 부장은 “2023년 4분기 벤처 투자 금액은 3768억원으로, 같은 해 3분기 1647억원 대비 129%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는 전기 대비 무려 129% 상승한 수치다. 투자 건수도 3분기 25건에서 4분기 48건으로 늘어 9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부장은 “시리즈 A 이하의 초기 단계 투자보다 시리즈 B 이후 투자가 더 많이 성사됐다”면서 “지난해 4분기 내에선 지놈인사이트가 시리즈 B 단계에서 31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해당 분기 내 가장 큰 투자 규모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오름테라퓨틱도 시리즈 B 단계에서 26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벤처캐피털은 투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신규 모달리티(Modality, 혁신 치료 기술 총칭) 대상 투자를 줄였다. 한 부장은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벤처 투자는 오히려 미국보다 더 회복된 양상”이라면서도 “바이오의약품 업종은 성사된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 부장은 “지난해 신규 모달리티 기업 투자는 1937억원으로 전체 벤처 투자 금액 중 22%에 그쳤다”면서 “특히 신규 모달리티 내에서도 임상시험, 상업화 가능성이 높은 전통 모달리티 기업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가장 많은 투자가 이뤄진 모달리티는 항체로 분석됐다. 항체 모달리티 기업은 약 6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TPD(표적단백질분해제)가 약 5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ADC(항체약물접합체), 세포치료제, 이중항체, 유전자치료제 순으로 투자 규모가 컸다.
세포치료제와 마이크로바이옴 모달리티 투자 감소가 두드러졌다. 세포치료제는 2022년 투자 규모 2000억원 이상이었으나, 지난해 400억원 이하로 급감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지난해 투자 규모 50억원 이하로 집계, 2022년 약 1000억원에서 큰 폭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