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 간염 치료제들이 통용되고 있는데도 이 바이러스 감염증을 진단받은 환자들 가운데 적기에 치료제를 사용하는 이들은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질병관리센터(CDC)가 9일 공개한 ‘활력징후’ 보고서에 따르면 의료보험 가입자들로 지난 2019년 1월 30일부터 2020년 10월 31일에 이르는 기간 중 C형 간염을 진단받은 환자들 가운데 진단 후 1년 이내에 직접작용형 항바이러스제(DAA)를 복용하기 시작한 경우는 3명당 1명 비율을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주(州) 정부가 관리하는 의료보호(Medicaid) 적용환자들에게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음이 눈에 띄었다.
의료보호 적용환자들의 경우 4명당 1명 꼴에도 미치지 못하는 23%만이 C형 간염 진단 후 1년 이내에 치료제를 복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되었기 때문.
의료보호 적용환자들 가운데서도 C형 간염 치료제 접근성에 제한이 따르는 수급자들은 접근성에 제한을 받지 않는 의료보장 수급자들에 비해 진단 후 1년 이내에 치료제를 복용하기 시작한 비율이 23% 낮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C형 간염 진단 후 1년 이내에 치료를 복용하기 시작한 비율을 환자들에게 적용되는 보험 유형별로 보면 의료보장(Medicare) 수급자들은 28%, 민간 의료보험 가입자들은 35%로 집계됐다.
이 같은 보고서의 내용은 C형 간염이 치료 가능한 데다 양호한 내약성이 확보된 경구용 치료제들이 사용되고 있음을 상기할 때 고개가 갸웃거려지게 하는 것이다.
C형 간염을 치료를 진행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간질환과 간암 발병 및 사망 등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치료제 복용이 질병 발병과 사망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해 줄 뿐 아니라 C형 간염의 확산을 차단하고, 비용절감을 가능케 할 것이라는 의미이다.
지난 2019년의 경우 미국에서 C형 간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1만4,000명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와 관련, CDC의 연례 C형 간염 통계자료를 보면 최근 수 년 동안 C형 간염 신규진단률이 가장 높게 나타난 연령대는 40세 미만 그룹인 것으로 나타나 이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약물치료의 중요성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보고서를 보면 40세 미만 연령대의 C형 간염 치료제 복용률이 연령대별 분석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내 빨간불이 켜지게 했다.
40세 미만 연령대에서 C형 간염은 주사제 사용을 통해 주로 확산되고 있는 형편이다.
질병관리센터의 데브라 하우리 부책임자 직무대행은 “C형 간염 환자들의 경우 인종, 민족 또는 보험가입 형태 등과 관계없이 누구나 생명을 구해줄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이 전제되어야 한다”면서 “이번에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진단 후 1년 이내에 약물복용을 개시한 환자들이 3명당 1명 꼴에 불과한 현실을 환기시켜 주고 있는 만큼 보다 많은 수의 C형 간염 환자들이 제 때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게 할 때 예방 가능한 사망사례들의 발생을 막고, 새로운 감염환자들의 발생을 예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질병관리센터 바이러스성 간염관리국의 캐롤린 웨스터 국장은 “C형 간염 검사건수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서 생명을 구하고 비용효율적인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 확보를 어렵게 하는 장애물을 뛰어넘으려 하지 말고, 장애물 자체를 제거하는 일이 중요해 보인다”고 피력했다.
웨스터 국장은 뒤이어 “미국 내 C형 간염 환자들 가운데 40% 정도가 자신의 감염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근치요법제(curative treatment)에 대한 접근성 확보에 앞서 활발한 검사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