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과학(SF) 영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인공장기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여전히 인공장기로 교체해 영생을 사는 삶은 먼 미래 얘기지만, 오가노이드 기술이 발전하면서 영화 속 이야기가 하나둘씩 실현되고 있다. 약업신문은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의 새 패러다임 오가노이드와 이 기술로 미래를 앞당기고 있는 유망 기업을 시리즈로 소개한다.<편집자 주>
임상시험과 동물실험의 간극을 줄여 신약개발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혁신 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다양한 기술 중에서도 인간 세포로 생체조직을 구현해 내는 ‘생체조직칩(Organ-on-a-chip)’이 주목받고 있다. 사람의 조직과 장기의 기능을 모사하는 특징을 가져, 보다 정확한 연구 결과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멥스젠이 생체조직칩 분야를 선도하기 위해 나섰다.
멥스젠은 '미세유체역학(Microfluidics)' 기술을 기반으로 사람 장기 안에 있는 세포의 조직 구조와 기능을 미세환경에 모사한 '미세생리시스템(Microphysiological system)'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미세유체역학은 매우 작은 범위에서 기체와 액체의 흐름 및 관련 현상을 연구하는 학문을 말하며, 여기에서 미세생리시스템은 사람 장기 내 세포의 조직 구조와 기능을 모사한 ‘생체조직칩’, ‘오가노이드(Organoid)’ 등 체외 장기 모델을 가리킨다.
쉽게 말해, 멥스젠은 현미경으로 볼 수 있는 우리의 몸속 아주 작은 범위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연구하고, 인체 세포를 활용해 생리적·병리적 환경을 인공적으로 구현해 낼 수 있는 제품(생체조직칩, 오가노이드 칩)과 장비를 만드는 기업이다. 멥스젠은 미세유체역학 기술로 만든 ‘생체조직칩 플랫폼’과 이를 기반으로 한 약물 연구 서비스가 주력 사업 중 하나다.
이 외에도 멥스젠은 미세유체역학 및 미세와류(Microvortex) 기술을 이용해 개발한 나노입자 제조 플랫폼과 다양한 종류의 나노약물 전달체를 고효율 및 고수율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고, 나노의약품 연구개발도 진행 중이다.
멥스젠은 세계 최초로 3차원 조립구조의 플라스틱 칩 대량생산에 성공하며 생체조직칩 사업이 순항 중이다. 대표 모델인 ‘뇌혈관장벽(Blood-Brain Barrier) 칩(MEPS-BBB)’은 뇌 관련 질환 및 연구를 하는 제약바이오 기업과 대학, 병원, 연구소 등에 판매되고 있고, 동시에 연구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멥스젠은 미국 조지아공대 기계공학부(Georgia Tech) 교수이자 의공학과 생명공학 부교수인 김용태 대표가 2019년 mRNA 백신으로 유명한 모더나(Moderna) 설립자 로버트 랭거(Robert Langer) 교수와 함께 설립했다. 김 대표는 메사추세츠공대(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코크암센터에서 로브터 랭거 교수 연구실에서 박사후연구원을 지낸 인연이 있다. 김 대표는 한국 멥스젠과 함께 미국 멥스제너스도 창립해 두 국가를 동시에 공략 중이다.
김 대표는 미국에서 인간 장기 모델 칩(Human Organ Model Chip) 기술과 나노 입자 약물 전달 기술 개발에 대한 공로로 미국 국립보건원의 혁신 연구자 상을 받은 글로벌 석학이다. 김 대표는 미국 과학재단과 심장 학회에서 수여하는 젊은 과학자 상도 받았다. 국내에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나노연구 혁신상을 수상했다.
멥스젠은 지난해 11월 장기 조직 모델 자동화 장비 '프로멥스(ProMEPS™)'를 출시했다. 또 프로멥스를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기존 생체조직칩에 이어 새롭게 ‘오가노이드 칩’ 출시를 앞두고 있다.
멥스젠 김용태 대표는 “멥스젠은 3차원 생체조직칩을 통해 전임상 단계의 동물실험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영역에서 신뢰성 높은 실험 결과를 도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면서 “이는 동물실험의 한계를 극복하고, 나아가 임상시험 성공률을 끌어올려 신약개발의 새 패러다임을 불러올 것”이라고 밝혔다.
MEPS-X SERIES : 인간 장기 모델 칩(Human Organ Model Chip), 프로멥스(ProMEPS™)
MEPS-X 시리즈는 약물 스크리닝과 질병의 기전을 연구하는 용도로 개발된 멥스젠의 제품 라인업을 말한다. 해당 시리즈는 멥스젠이 개발한 인간 장기 모델 칩(생체조직칩, Organ-on-a-chip)과 인간 장기 조직 배양 자동화 시스템 장비 ‘프로멥스(ProMEPS™)’ 등으로 구성됐다. 프로멥스에 칩 4개를 넣고 장비를 가동하면 32개의 장기 조직 모델링이 가능하다.
MEPS-X 시리즈는 질병의 조기 진단, 약물 선별, 연구개발, 치료법 식별까지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생체조직칩(인간 장기 모델 칩)은 인체 세포를 사용해 주요 장기 조직의 핵심 구조와 기능을 모사함으로써 질병에 대한 기전을 보다 효과적으로 연구하고 약물의 효능을 효율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한다. 또 후보 약물을 신속하게 테스트할 수 있어, 효과적인 치료법의 식별이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여기에 환자 유래 인간 장기 모델 칩 활용도 가능해 환자 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약물과 최적의 용량에 대한 특정 정보도 수집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질병 인간 장기 모델 칩 모델로 연구 시 질병 기전에 관한 유의한 결과를 얻을 수 있고, 이는 곧 잠재적 치료법 개발의 기반을 마련이 가능하다.
멥스젠은 현재 인간 장기 모델 칩 제품으로 △MEPS-BBB(3차원 뇌혈관장벽) △MEPS-NVU(3차원 신경혈관) △MEPS-HFU(3차원 간 기능) △MEPS-STL(3차원 피부조직층) △MEPS-VEB(2차원 혈관내피장벽) △MEPS-SAW(2차원 소기도) △MEPS-GFB(2차원 사구체 여과 장벽) 등을 개발, 이 중 일부 모델은 시장에 출시됐다.
대표 모델 ‘MEPS-BBB’은 뇌혈관장벽을 3차원으로 모사한 인간 장기 모델 칩이다. 성상세포에 의한 신경의 염증 환경까지 모사할 만큼, 고도의 성능을 지녔다. 멥스젠은 MEPS-BBB의 특징으로 혈관 내벽에 관류 유동 제공, 3종의 뇌혈관장벽 세포 배양, 말단 발돌기 극성을 가지는 3차원 별아교세포 배양 등을 꼽았다. 혈관 내벽 관류 유동은 혈관 내 혈액 등이 내벽을 통해 움직이는 현상을 말한다. 즉, MEPS-BBB은 약물 투여에 따른 투과율 및 뇌혈관장벽 약물 투과 기전을 평가할 수 있고, 아교세포 등 뇌세포 표적 효능 평가도 수행 가능하다.
실제 멥스젠의 기술은 2020년 1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Microengineered human blood-brain barrier platform for understanding nanoparticle transport mechanisms’ 제목으로 MEPS-BBB의 나노입자 이동 메커니즘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멥스젠은 자사의 BBB 플랫폼은 세포 수준에서 3D 나노입자 분포를 정확하게 포착하고, 수용체 매개 트랜스사이토시스(Transcytosis)를 통한 뚜렷한 세포 흡수와 BBB 투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 결과는 사전에 신경질환 등의 BBB 타깃 후보물질을 선별할 수 있고, 특히 동물모델에 대한 보완적 시험관 모델로서 충분한 유용성이 확인된 결과다.
‘프로멥스’는 생체조직칩을 기반으로 3D 장기 조직 모델 생산을 위한 세포 주입, 세포 배양, 관류 형성 등 조직 장벽 배양 전과정을 자동으로 진행할 수 있는 기기다. 특히 완성된 조직의 품질도 실시간으로 측정 가능하다. 멥스젠에 따르면 프로멥스 활용 시 세포 배양 작업에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하면서 동시에 고품질의 장기 모델을 재현성 있고 효율적으로 개발,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 현재 프로멥스를 통해 형성된 장기 조직 모델은 신약 후보물질 스크리닝부터 유효성 평가, 독성 평가 등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멥스젠은 프로멥스를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기존 생체조직칩을 개선한 ‘오가노이드 칩’을 3분기 내 출시할 계획이다. 오가노이드 칩을 프로멥스의 자동화배양 기능에 적용하면 오가노이드의 장기간 배양이 가능해져, 더욱 높은 재현성과 대량 생산성을 구현할 수 있게 해준다.
김 대표는 “멥스젠의 미세생리시스템(인간 장기 모델 칩)은 다양한 인체 내 조직과 기능을 재현할 수 있고, 질병 연구와 정확한 약물 평가를 위해 인체 기관 조직의 구조와 기능 구현도 가능하다”면서 “특히 더 정확한 실험 결과와 예측을 위해 제품에 고급 미세공정기술과 실험실 환경에서 흔히 사용되는 고품질 플라스틱을 활용해 다른 제품 대비 높은 정밀성과 재현성을 나타낼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멥스젠은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와 간단한 작동법으로 프로멥스를 설계해 복잡한 절차나 전문적인 훈련 없이도 인간 장기 모델 칩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또한 미리 구축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동결 모델은 별도의 세포 배양 과정 없이 즉시 약물 평가 수행이 가능하도록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인 제품이다.
신약개발 성공률 향상에 기여, 미세생리시스템 기반 연구 서비스
멥스젠은 인간 장기 모델 칩을 활용해 고객 맞춤형 신약개발 및 연구개발 등, 통합 연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초 생물학적 연구를 세포 단위가 아닌 인간 장기 모델 칩이라는 세포 조직체를 기반으로 하기에, 인간 장기 수준의 조직과 기능을 갖춘 환경에서 테스트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다시 말해, 생리학적 관련성을 세포 조직 환경에서 평가할 수 있어, 보다 정확한 생물학적 결론과 새로운 메커니즘 발견을 검증할 수 있다. 나아가 멥스젠은 동물모델의 연구결과가 임상시험에서 어떠한 결과를 보일 지에 대한 예측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인간 세포를 이용한 멥스젠 연구 서비스는 신약개발 후보물질의 임상시험 결과를 사전에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기존 사람과 동물의 종간 차이로 인해 동물모델에서 밝혀내기 어려웠던 인간 고유의 특성과 메커니즘을 보다 정확하게 분석, 평가할 수 있다”고 전했다.
K-컬처, K-팝, K-뷰티, K-푸드…, 이제는 K-바이오다. 70년의 역사를 가진 약업신문은 한국 제약바이오헬스케어의 무한한 가능성(Unlimited Possibilities)을 샅샅이 살펴보는 [레츠고 U.P] 기획시리즈를 시작한다. 전문기자가 현장 취재를 통해 산업의 최신 동향과 기업의 숨겨진 가치, 미래를 선도할 유망 기술을 심도 있게 보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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