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삼중고에 순이익 급갑 ‘황색등’
2/4분기 순이익 48%‧매출 7% 뒷걸음질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7-07-19 16:20   수정 2007.07.20 09:53

화이자社가 순이익이 전년동기에 비해 48%나 감소해 12억6,700만 달러에 그친 것으로 나타난 2/4분기 경영성적표를 18일 내놓았다.

이처럼 순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은 주요 제품들에 대한 제네릭 제형들의 거센 도전,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지출, 핵심제품인 콜레스테롤 저하제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의 매출감소 등 최근 화이자가 직면하고 있는 삼중고가 여실히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전 세계 처방약 매출 1위 제품인 ‘리피토’의 경우 2/4분기 매출이 13% 떨어지며 27억 달러에 그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코’(심바스타틴) 등 이미 특허가 만료된 경쟁제품들의 제네릭 제형으로 수요가 쏠린 데다 도매업계의 공급정책이 바뀐 것 등이 주요한 이유.

해외시장에서 5%의 성장률을 기록했음에도 불구, 미국시장에서 25%나 급감한 것으로 파악되었을 정도다. 제프리 B. 킨들러 회장도 “2/4분기에 ‘리피토’의 매출이 우리의 기대치를 밑돌았다”며 “지난해와 비교할 때 올해 ‘리피토’의 예상매출이 제자리 또는 5% 정도 감소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경영실적이 공개되자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화이자의 주가는 3.9%가 하락하는 약세를 보였다.

한편 이날 화이자측이 공개한 2/4분기 실적에 따르면 의약품 부문의 경우 총 101억5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동기의 109억1,500만 달러보다 7%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품별로는 항경련제 ‘리리카’(프레가발린)가 49%나 급성장한 4억500만 달러를 기록해 성장률에 관한 한, 단연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관절염 치료제 ‘쎄레브렉스’(셀레콕시브)는 4억7,00만 달러로 1% 성장에 머물렀다.

넥스트 블록버스터로 주목받고 있는 금연치료제 ‘챈틱스’(바레니클린)는 새로운 얼굴이어서 전년도 실적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2억 달러의 매출로 미래를 기대케 했다.

반면 항고혈압제 ‘노바스크’(암로디핀)는 당초 9월로 예정되었던 미국시장 특허만료일이 제네릭 메이커측 손을 들어준 법원의 판결로 앞당겨짐에 따라 45%나 감소한 6억4,200만 달러에 머물러 대조적인 양상을 보였다.

블록버스터 항우울제로 아성을 구축해 왔으나, 지난해 6월말 특허가 만료되었던 ‘졸로푸트’(서트라린)의 경우 ‘노바스크’보다 더 큰 82%의 낙폭을 보이며 1억2,700만 달러에 그쳐 우울함을 더욱 짙게 했다. ‘비아그라’ 또한 경쟁가열의 영향으로 3억8,2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3% 뒷걸음질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화이자의 2/4분기 전체 매출도 당초 월街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 114억4,000만 달러에 다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 110억8,400만 달러로 나타나 전년동기에 비해 6%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한 애널리스트는 “화이자가 ‘리피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대형 M&A가 필요한 시점으로 사료된다”고 피력했다. 그러나 다른 애널리스트는 “화이자측이 오는 2008년 말까지 매년 20억 달러 안팎의 비용절감을 가능케 하기 위해 착수한다고 발표했던 구조조정을 진행하는데 11억 달러의 지출이 소요되었음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해 기대에 미치지 못한 2/4분기 실적이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킨들러 회장도 화이자가 현재 힘겨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음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며 위기의 징후가 엿보이고 있음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불구, 킨들러 회장은 화이자가 당초 발표했던 2007~2008 회계연도 매출과 주당순이익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항간의 우려를 일축했다는 후문이다.

‘주의신호’가 켜진 제약업계 대표기업 화이자가 차후 슬럼프를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에 안팎의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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